李대통령 프랑스 방문 '콘텐츠·군사안보·원전' 성과…"마크롱과 '꼬뺑'"
한·프 10억 유로 콘텐츠 투자…2030년 교역 200억 달러 목표
호르무즈 공조·원전 협력 확대…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도 받아
- 김근욱 기자, 한재준 기자
(서울·파리=뉴스1) 김근욱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9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른다. 전통적인 문화강국인 프랑스와 영화·영상 콘텐츠 분야를 비롯해 군사안보와 원자력, 인공지능(AI)까지 협력 기반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마팅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접견을 끝으로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날 오후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탑승해 10일 오후쯤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의 핵심 성과는 '뤼미에르 서밋'을 계기로 한 영화·영상 콘텐츠 협력 확대다. 콘텐츠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올해 처음 열린 뤼미에르 서밋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4월 방한 당시 이 대통령을 공동의장으로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공동언론발표에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했다"며 마크롱 대통령과의 신뢰를 강조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양국은 2027년부터 5년간 각각 5억 유로(약 8천억 원)를 투자하는 '뤼미에르 파트너십'을 출범시켰다. 자국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공동 투자·제작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AI 발전에 따른 산업 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보호와 산업윤리 등 15개 원칙을 담은 '뤼미에르 선언'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넷플릭스와 칸국제영화제 관계자 등이 참석한 라운드테이블에도 직접 참석해 'K-콘텐츠'의 경쟁력을 알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도 글로벌 공동 제작과 투자, 유통 협력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는 방산 강국인 프랑스와 군사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한 점이 돋보였다. 양국은 2001년 체결한 군사비밀보호협정을 개정해 정보 교환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기로 했으며, '상호군수지원협정'도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8일 현지 브리핑을 통해 "협정이 체결되면 양국이 필요로 하는 물자, 용역 등을 사전 절차 없이 우선 지원할 수 있어 군수 지원의 신속성·효율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를 위한 공조도 이어가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8일 공동언론발표에서 "(참여국들의) 동의가 구해지는 대로 (한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히며 파병 여부가 구체화되는 듯 했으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호르무즈에서의 국제적 공조에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에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상태다.
경제 협력도 확대됐다.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200억 달러로 늘린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으며, 국빈방문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프랑스 인공지능(AI) 기업 미스트랄 AI 간 투자 협약도 체결됐다. 지난 4월 양국이 맺은 '인공지능·반도체·양자 협력 의향서'가 첫 가시적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원전 강국인 프랑스와의 원자력 협력도 한층 강화했다. 양국은 '장기 농축역무 공급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우라늄 농축 역무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프랑스의 원천 기술과 한국의 제조 역량을 결합해 소형모듈원전(SMR) 공동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마크롱 대통과의 각별한 신뢰관계 구축도 순방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중 사진 촬영이 있을때마다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각별한 친분을 드러냈다. 프랑스는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엘리제궁으로 이어지는 프랑스의 상징적인 공간에서 공식 환영 행사를 열고, 약 2시간 동안 단독 오찬을 마련하는 등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췄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이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이 대통령에게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훈장'을, 김혜경 여사에게는 '국가공훈 대십자 훈장'을 수여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한·프랑스 우호 관계 발전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하고, 우리 정상 부부에게 최고 수준의 예우를 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은 정부의 대유럽 외교를 한 단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전통적인 우방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교류가 적었던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도 넓히는 데 외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빈만찬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과 '빵을 나누는 친구'를 뜻하는 '꼬뺑'(copain)이 된 것 같다"고 양국의 우정을 강조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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