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영화·영상 산업 위기, 기회로 만들어야"…뤼미에르 선언 채택(종합)
"AI로 영화·영상 큰 변화, 능동 대처하면 기회…韓 책임 있는 역할 할 것"
"중대한 전환점" 15개 원칙 합의…한-프랑스 5년간 10억 유로 투자 합의
- 한재준 기자, 심언기 기자, 김근욱 기자
(생폴드방스·서울=뉴스1) 한재준 심언기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바뀐 미디어 환경과 관객의 행동 방식, 인공지능(AI) 기술의 빠른 확산은 영화·영상 제작과 소비 방식의 큰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며 "시대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분명한 위기다. 그러나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분명한 기회"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의장 자격으로 서밋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이날 개막 연설을 통해 "문화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온 영화·영상 산업 리더들이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기 위한 지혜를 함께 모아야 할 때다. 이 자리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자리라고 믿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극장의 위기를 언급하며 "우리가 기억하고 사랑하는 극장의 모습을 다음 세대에게도 반드시 이어줘야 한다. 그러려면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가 있는 좋은 영화를 더 많이 제작·유통하고 젊은 세대의 극장 경험을 늘려주기 위한 노력도 더 많이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AI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저작권 문제를 거론 "창작 과정에서 AI 기술이 인간 중심의 가치 위에서 인간의 성장을 돕기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함께 뜻을 모아 달라"라며 "대한민국도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서 인간과 AI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독립 영화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영화 산업의 미래이자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라며 "더 많은 독립 영화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새로운 실험이 계속될 수 있도록 새로운 창작 인재가 쉼 없이 발굴돼 산업의 미래를 이끄는 원천이 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과 다자주의적 협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서비스) 확산 문제에 대해서는 "로컬 방송사의 영향력 축소, 로컬 콘텐츠 제작사와 글로벌 OTT의 상생을 둘러싼 갈등적 문제는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할 숙제"라며 "각국의 로컬 방송국과 OTT가 자신만의 개성과 안목을 지닌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발굴하면서 상생을 위해 노력한다면 글로벌 영화·영상 생태계는 더욱 건강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로컬 콘텐츠의 제작을 선도하는 동시에, 로컬과 글로벌의 상생과 공존이 전 세계 영화·영상 산업의 제1원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오늘날 콘텐츠가 창작되고, 제작되며, 소비되는 방식은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의 주의력은 끊임없이 늘어나는 화면 사이로 분산되고 있다. 알고리즘이 우리가 소비하는 것을 점점 더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 동안 창작물에 자금을 지원해 온 경제 모델이 전면적으로 개편되고 있다"며 "생성형 AI는 놀라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지만 동시에 저작권과 창작에 대한 우리의 인식, 나아가 우리가 보는 이미지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이러한 변화 중 그 어느 것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라며 "어떤 나라도 미래를 혼자 구축할 수 없다. 우리는 세계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으므로 우리의 대응 또한 세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오늘 내리는 선택이 내일의 창작물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뤼미에르 서밋에는 이탈리아·코트디부아르·남아프리카공화국·폴란드·핀란드 등 문화 장관을 비롯해 칸·베를린·아카데미 영화제 조직·집행위원장, 넷플릭스·소니픽처스·디즈니·유니버설 등 글로벌 영상기업 대표, 감독·배우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프랑스 정상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이날 '영화 그리고 영상물의 미래에 관한 뤼미에르 선언'을 채택하고 영화·영상 산업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15개 원칙에 합의했다. AI가 창작의 여건을 일부 위축시키면서도,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공하는 양면적 특성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 방향이 담겼다.
양 정상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영상물을 위한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인공지능이 창작의 여건을 변화시키고, 관객들이 이야기를 향유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견하며, 영상 경험이 우리 삶에서 점점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가는 가운데, 오늘 우리가 내리는 선택은 영상물이 지닌 가치가 경제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프랑스 정상은 영화영상산업의 번영과 상생을 위한 글로벌 영화·영상산업 투자협력 이니셔티브 출범했다.
양국은 향후 5년간 영화·영상산업 분야에 각각 5억 유로(약 8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양국이 총 10억 유로(약 1조 5600억 원)를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운영협의체 설치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이 제안하고, 프랑스가 흔쾌하게 호응해 준 이 파트너십은 자국 영화·영상 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함께 양국의 공동 투자와 공동 제작으로 이어지며 로컬 콘텐츠의 글로벌 무대 진출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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