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나토, 뜨는 K-방산 '조달기본협정' 추진…年 15조 시장 교두보
국방비 GDP 5%로 증액…나토 혁신훈련장에 군·기업 '통로 확대'
무기체계 공동 연구·생산·운용 제안도…"중러 관계에 영향 적어"
- 한재준 기자, 심언기 기자, 김근욱 기자
(앙카라·서울=뉴스1) 한재준 심언기 김근욱 기자 = 취임 후 처음으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 측과 조달 기본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최대 방산시장인 나토와의 밀착을 통해 K-방산 수출을 늘리고, 역량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한-나토 간 무기체계 공동 연구·생산·운용도 제안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날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을 계기로 '한-나토 조달 기본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위 안보실장은 "협정은 나토와 파트너국 간의 군수·방산 협력과 조달 계약에 필요한 법적, 행정적인 사항을 규정한다"며 "협정이 체결되면 연 15조 원으로 예상되는 나토 공동 조달 시장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조달 기본 협정 체결 시점은 특정하고 있지 않지만 가급적 조속히 타결하려고 노력하려고 한다"며 "우리 기업이 지금까지 개별 나라와 양자 간 협력을 해왔지만 나토 전체와 조달 협정이 만들어지면 나토 회원국 전반의 방산 협력 체계에 참여할 통로가 확대된다"고 강조했다.
나토 동맹국들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에 투자하기로 했다. 나토의 국방 지출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해당 조달 시장에 참여할 경우 수출 기회도 함께 확대될 거란 기대가 나온다.
한국 방산에 대한 나토 측의 관심도도 높아졌다고 위 안보실장은 전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나토 방산 포럼 연사로 초청된 것과 관련해 "우리와의 방산 협력에 대한 나토의 관심과 수요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나토처럼 국방비를 증액을 하고, 유럽 재무장을 적극 추진하는 상대들은 더더욱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존에 옵서버로 참여해 온 탄약·우주 사업에 더해 방산 원자재 사업에도 옵서버로 새로 참여하게 됐다. 나토 혁신 생태계에도 참여해 미래전 대응 역량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위 안보실장은 "우주 관련 사업 참여는 나토 동맹국이 보유한 우주 인프라를 활용해 우리가 원할 때 적시에 우주 발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장을 통해 드론, AI 등 첨단 기술이 좌우하는 미래전 양상을 최전선에서 경험하며 전훈을 축적하고 있다"며 "전장에서 활용될 민간 혁신 기술을 평가, 검증하는 나토 혁신 훈련장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작업은 군 쪽에서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토 체제와의 밀착을 통해 우리 군과 방산업계의 미래전 역량을 축적하겠다는 구상이다.
나토 동맹에 대한 지원과 꾸준한 협력도 약속했다. 우리 정부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을 약속했다.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은 유지하되 인도적 지원 등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약식 회동을 갖고 AI 협력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하는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프로젝트에서 우리 기업이 독일에 고배를 들긴 했지만 양국 간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위 안보실장은 "한국과 캐나다는 계속해서 양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나토 방산 포럼에서 기조 발언을 통해 무기체계를 거래하는 현재의 방산 협력을 넘어 무기 체계를 함께 연구·생산·운용하는 '한-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 격상을 제안했다.
개별 국가의 기술개발과 무기 수출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방산 수요가 많은 나토와 무기체계를 공유해 상호 간 역량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무기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을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가 억제력의 본질이 됐다"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 대한민국의 안정적인 생산 역량과 검증된 기술력이 나토의 오랜 노하우와 합쳐진다면 양측의 안보 역량은 지금보다 훨씬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첨단기술의 공동연구를 과감하게 확장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 연구·개발하는 과정은 기술의 표준을 일치시키고, 혁신의 방향을 공유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파트너십 2.0' 제안이 나토 체제에 편입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위 안보실장은 "나토에 들어가지 않고 파트너국으로 있으면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라며 중국·러시아 관계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도 "크게 달라질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방산 표준화가 한국과 일본 간에도 해당하냐는 질문에는 "한일 간에 따로 표준화 얘기를 하는 건 없다"고 답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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