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초과세수→추가세수'…반도체 세입 증가분 미래기금 투입 공식화
강훈식 "李정부 미래기금 신설 추진"…메가프로젝트·양극화 등에 투자
초과세수 '법적 제약' 고려해 세수 증가분 활용으로 방침 바꾼 듯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청와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미래 성장동력에 사용하기 위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공식화했다.
눈에 띄는 점은 그간 거론돼온 '초과 세수'(예상보다 더 걷히는 세수)가 아닌 '추가 세수'를 재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점이다. 초과 세수는 법적으로 사용처가 정해진 만큼 반도체 호황에 따른 국가 세입 증가분 전반을 놓고 기금 재원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공식화하고 법 개정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5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재명 정부는 추가 세수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추가 세수로 기금을 조성해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을 포함한 미래 성장능력 창출, K자형 양극화 대응, 2030 청년을 위한 주거, 창업, 일자리 지원 등 대한민국의 미래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을 통해 "당정청은 미래대응기금 신설 추진을 논의했고, 추가세수를 미래 세대와 대한민국 성장 동력, 양극화 대응 등에 사용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공감했다"며 "당정청은 미래대응기금 신설 등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는 반도체 호황에 따라 확대되는 세입을 기금 재원으로 활용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는데 당정이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당정은 기금 재원으로 추가 세수를 언급했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업계 초호황으로 들어오는 막대한 세수 중 일부를 기금화해 미래 투자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예상되고 있는 추가 세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미래 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데도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한 바 있다.
반도체발 초과 세수를 미래 투자 재원으로 쓰겠다던 청와대가 최근 들어 용어를 추가 세수로 바꾼 것은 운신의 폭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늘어난 세수 전반을 기금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초과 세수는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더 들어오는 세금으로 법적으로 사용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일반회계 결산 이후 남은 초과세수는 의무적으로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공적자금 상환기금 출연, 국가채무 상환에 쓰여야 한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고 남은 세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고, 추경 편성을 안 한다면 자동으로 다음 연도 세입(세계잉여금)으로 넘어간다.
특히 초과 세수로 활용할 경우 매년 기금 재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다 초과 세수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세수 추계가 잘못됐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어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추가 세수를 기금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세부 내용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갈수록 확대되고, 법인세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년 대비 세입 증가분을 기금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 흐름에 따라 기금 재원으로 활용할 범위를 설계하는 중"이라며 "국가재정법 개정 등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절체절명의 시기에 반도체 호황 등으로 발생한 추가 세수를 허투루 써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미래대응기금 신설은 대체 불가 대한민국 실현의 초석이 될 것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당정의 협력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당정이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공식화하면서 재정경제부 주도의 한국판 국부펀드와 재원이 겹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판 국부펀드는 이 대통령의 공약으로 재경부 또한 추가 세수를 활용해 펀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 정부 관계자는 "미래대응기금과 국부펀드 재원이 겹칠 가능성이 있어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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