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호남 얼마나 서러웠겠나…반도체로 조금이라도 만회"
"모범적 민주국가 발돋움, 호남 노력 커…서남권 투자 가장 보람있는 일"
"투자 유인·유도, 억압·강요는 안해…정책쇼 아니라는 것 보여줄 것"
- 한재준 기자, 김근욱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김근욱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서남권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완전히 균형을 맞출 수 없겠지만 (호남이) 소외와 배제, 슬픔과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동서, 수도권과 지방이 균형 성장하는 첫 출발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준비된 축사와 별개로 즉석 발언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를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어느 지역도 억울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게 국가가, 소위 위임 받은 권력이 해야 할 일"이라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우리가 가진 자원과 기회를 수도권과 영남에 올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남과 호남을 차별하면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중하면서 효율이 생겼을 거다. 약간의 의도도 있던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 결과로 동서간의 엄청난 격차가 발생했다. (호남이) 그 긴 시간을 얼마나 서럽고, 외롭고, 슬펐겠냐"고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 민주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많은 국민의 노력 결과이긴 하지만 호남의 노력이 매우 컸다"라며 "배제되고 서럽고, 소외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결과가 대한민국이 산업화를 이어 민주화를 이뤄내고, 합리적 경제 활동의 토대를 만들어 기업인이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게 됐던 것"이라며 "그 토대에는 우리의 민주주의적인 DNA, 민주주의를 위한 치열한 투쟁의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정책 발표를 하며 느낀 소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호남 인구 격차를 언급하며 "해방 이후에는 호남 지역이 (인구가) 더 많았다고 한다. 왜 그렇게 됐을까. 우리의 아픈, 축적된 역사의 결과"라면서 "이제 조금이라도 교정할 수 있게 돼 참으로 기쁘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님한테 약속을 미리 받았다"라며 "원래는 용인을 다 끝내고 다음 단계로 여기(호남)를 할 생각이었던 것다. 지금은 수요가 폭증해서 '동시에 추진하자'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동의하셨죠"라고 재확인하며 "호남의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좋게 말하면 유도, 심하게 얘기하면 유인. 억압, 강요는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반론들, 이견이 있는데 분명한 건 경제적 원리에 따르는 것이라는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이 됐고 (팹) 추가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그런데 수도권은 용수, 전력 부분이 해결 불가능한 상황에 이미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 핵발전소를 지을 수도 없고"라며 "용수, 전력, 인프라를 포함해서 호남 지역, 특히 광주·전남 지역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 됐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인이 하는 정책쇼, 보여주기가 아니라 진짜라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며 "정부 재정 지원이든지, 인프라 구축이든지, 거주·교육 여건이든지 최대로 잘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을 1년 조금 넘게 재임했는데 정부 정책을 조정해 기업의 결단을 이끌어낸 이 일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며 "전남·광주 특별 시민 여러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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