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위기 아닌 도약 마찰음"

"韓 명목성장률 10% 진입…저성장 벗어나 새 균형점 모색"
집값·물가는 관리 강조…"부동산 쏠림, 도약 국면 흔들 수 있어"

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6.5.13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며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한국 경제를 보는 시각이 혼란스럽다"며 "기업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은 넘쳐나는데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한국 경제가 명목성장률 10% 수준에 진입하고 있다며 반도체·인공지능(AI) 중심의 수출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이 임금·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전반의 가격 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적 현상이 아니다"라면서 "저성장·저물가에 익숙했던 한국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해선 외환위기식 불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의 원화 약세는 외화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며 코스피 급등으로 수익이 커진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환전 수요가 커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김 실장은 금리와 물가, 부동산과 대외건전성 리스크에 대해서는 정부의 관리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우선 금리 상승에 대해 "유가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성장률·물가 전망 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 상승 속도와 변동성"이라며 "가계부채 부담이 큰 경제에서 급격한 금리 상승은 취약계층 부담과 금융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언급하며 "에너지 가격 안정 조치, 취약계층 바우처 지원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물가 문제만큼은 시장 기능에만 의존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라고도 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가장 강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정부가 가장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영역"이라며 "자본이 부동산으로 쏠릴 경우 도약의 국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으로의 자본 쏠림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관리 대책이 공급 정책과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외국인 자산 확대에 따른 대외건전성 문제를 언급하며 △외환보유액 확충 △유동성 안전판 구축 등을 새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외국인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외환·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면서 "퇴직연금 활성화, 청년형 ISA 등 주식 보유에 대한 정책 인센티브 확대가 대외건전성 관리의 핵심 수단"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글 말미에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에 진입했다면 이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불안을 잠재우는 해설이 아니라 달라진 현실을 달라진 눈으로 직시하는 안목"이라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