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산업부 '대미투자' 독주 제동…"타부처 미리 협의하라"
"대미투자, 외교·안보 협상도 걸려있어"…김정관 공개 지적
김정관 방미 일정·내용 제때 공유 안 해…李 "다들 친하게 지내세요"
- 한재준 기자, 김근욱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김근욱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산업통상부에 미국 측과 대미투자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할 것을 주문했다.
한미 통상·안보 협상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산업통상부가 독단적으로 미 상무부와 대미투자 관련 협의에 나선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미국을 방문해 미 상무부와 대미투자 협의를 마치고 돌아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산업적 측면 뿐만 아니고 다른 외교적 측면, 안보 측면, 또 다른 관련된 협상이 복합적으로 걸려있기 때문에 다른 부처와 협의를 미리 잘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김 장관에게 '타 부처 협의'를 지시한 건 최근 김 장관의 방미 과정에서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지난 6~9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나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방미 기간 한미 '마스가 프로젝트'(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추진을 위한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는데 관련 일정은 물론 내용도 외교부와 제때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투자 진전 상황이 교착 상태에 있는 한미 안보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미투자 협상의 주도권을 놓고 산업부, 외교부 간 신경전이 도를 넘었다는 내부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김 장관에게 "외교부나 국가안보실과 구체적인 내용을 사전에 협의도 하라"라며 "부처의 칸을 넘는 관련 업무가 있을 때 자율적으로 미리미리 조정을 안 해 놓으면 국무총리에게 업무 하중이 넘어오고, 심하게는 저한테까지 넘어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별히 신경 써서 다들 좀 친하게 지내세요"라며 "자기 일만 하다 보니 마음이 바빠지기는 하는데 혹시라도 다른 부처에 관계된 업무가 있으면 의도적으로 신경을 써서 조정해 놓으면 나중에 좀 더 편해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정부 내부에서는 한국의 대미투자 구체화 여부에 따라 한미 안보협상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는 지난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 원자력협정 개정, 국방비 증액 등을 골자로 하는 안보 분야 조인트팩트시트에 합의하고 관련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현재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대미투자 추진 속도와 쿠팡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은 360억 달러의 대미 투자에 대해 완전히 합의가 됐다. 미국에서 한국의 대미투자를 볼 때 일본과 (속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본다"라며 "미국은 대미투자와 안보를 다 엮어서 보려고 한다. 그게 우리와 미국 사이의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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