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김건희 명품백 조사 중 관저 비공식 회동…尹 만남 확인"(종합)

정승윤 전 사무처장 수사 의뢰…"조사관 의견과 다른 결론 처리" 왜곡 지적
李 헬기이송 '위반 판단 부적정'…'민원개입' 유철환 고발, 직내괴 정황도

정일연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권익위 정상화 추진 TF 운영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6.5.8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이기림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정승윤 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등과 대통령 관저에서 비공식 회동을 했다는 진술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건 처리 과정 전반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판단 아래 관련자 수사 의뢰 등 후속 조치에도 나섰다.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8일 '권익위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TF)' 결과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수행·목격한 직원 진술을 토대로 조사가 이뤄졌다. (윤 전 대통령 등과) 접촉을 했다는 것은 확인이 됐다"고 했다.

해당 접촉은 청탁금지법 신고 사건 처리 기한 60일이 되는 2024년 3월 18일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권익위는 이 같은 접촉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정 전 사무처장을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다만 관저 회동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추가 접촉 인물이 있었는지는 수사 과정에서 규명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명품백', '민원사주' 사건 처리 문제점 확인

TF는 명품백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도 다수 확인했다. 정 전 사무처장이 사건 처리를 지연하고, 원칙적으로 담당 부서가 작성해야 할 의결서를 직접 작성하면서 상정 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과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내용을 추가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해당 사건의 '위반 사항 없음' 종결 조치에 관해서도 "조사관 의견과 다른 결론이 내려졌다"는 점도 강조됐다.

정 위원장은 "전 국민이 모두 지켜본 사건과 권익위 결정 사이 괴리가 컸다"며 "왜 이런 결정이 나왔는지 되돌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른바 '민원 사주 의혹'으로 불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련 사건 처리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됐다.

TF는 정 전 사무처장이 회의운영규칙을 위반해 분과위원회 판단과 결론을 삭제한 채 전원위원회 안건에 올리도록 지시한 정황을 파악했다.

또 방심위 측에서는 위원장과 감사실장 등이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권익위는 관련자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재명 헬기이송 특혜' 관련 "행동강령 위반은 부적정"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민주당 대표 시절 부산 가덕도에서 습격당한 뒤 응급의료 헬기 투입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논란 처리 역시 부적정했던 것으로 결론 났다.

TF는 정 전 사무처장이 전원위 의안과 회의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의결서에 포함하고, 담당 부서의 '기관 송부' 의견과 달리 행동강령 위반 통보를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추가 진술 등을 종합할 때, 당시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간 전원 및 헬기 이송은 권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돼 '행동강령 위반'으로 본 기존 결정은 부적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행 제도상 재심 절차가 없어 위원회 차원의 유감 표명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명품백 사건 처지 후 사망 간부 사건 '직내괴' 가능성"

명품백 사건 처리 직후 순직한 고 김상년 전 부패방지국장 사건과 관련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확인됐다.

TF는 정 전 사무처장이 회의 발언권을 제한하고 주요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고인을 비난한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인사상 불이익을 주려 했다는 의도에 대해서는 "의혹은 많이 있었지만 구체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권익위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전 사무처장의 비위 행위를 소속 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유철환 전 위원장 민원 개입 의혹 사실…"수사기관 고발 예정, 사과"

유철환 전 위원장의 민원 개입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TF 조사 결과, 유 전 위원장은 민원인의 청탁을 받고 특정 처리 방향을 제시하고 변호사를 소개하는 등 이해충돌방지법상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 의무를 위반한 정황이 확인됐다.

권익위는 유 전 위원장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TF는 인사 운영 과정에서 승진 심사, 근무평정, 개방형 직위 임용 절차 등에서 미비점이 확인됐다고 보고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회의 운영과 사건 처리, 민원 대응, 인사 등 전반에 걸쳐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결정으로 고통을 받은 사건 관계자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TF 결과를 계기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