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외연확장 본격화…홍준표 오찬에 '비명·보수' 동시 끌어안기
李-洪 100분 오찬…'총리 영입설' 재점화
비명계 복귀·보수 인사 전진 배치…진영 허무는 '확장 인사' 가속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어온 '외연 확장' 행보의 보폭을 한층 넓히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됐던 인사를 전면에 복귀시키는 동시에 보수 진영 인사까지 잇달아 끌어안으며, 기존 정치 구도를 허무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100분 가까이 비공개 오찬을 했다. 이번 만남은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됐으며, 홍익표 정무수석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번 회동을 '국민통합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개 지지한 직후 이뤄진 만남인 데다,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다.
이번 오찬을 두고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윈윈' 성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중도·보수층으로의 외연 확장 의지를 분명히 할 수 있고, 홍 전 시장 입장에서도 기존 보수 진영과의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홍 전 시장의 최근 메시지도 정치권의 해석을 키우는 대목이다. 그는 오찬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2·30대는 정의를 향한 열정으로, 4·5·60대는 당파를 위한 열정으로 살았다"며 "이제 70대 황혼기에 들어섰다. 붉게 지는 석양처럼 마지막 인생은 나라를 위한 열정으로 살고 싶다"고 적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현 정부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홍 전 시장은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무총리 영입설'이 꾸준히 제기돼 온 인물이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총리 기용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면서, 지방선거 이후 예상되는 내각 개편 인사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비공개 오찬 자체를 너무 과장해서 볼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인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 기조가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지난 15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위촉됐다. 그는 2024년 22대 총선 당시 이른바 '비명횡사(비명계 공천 배제)'의 상징적 인물로 꼽혔던 인사다. 당내 갈등의 한 축에 있던 인물이 정권 출범 직후 핵심 정책기구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단순 인사를 넘어선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부위원장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 이 대통령과) 경쟁도 하고 경선도 하는 사이였다"면서도 "지난 대선에서 적극 도왔고 이제는 이재명의 사람이자 이재명 정부 소속"이라고 밝혔다. 과거 정치적 구도와 거리를 두고 현 정부와의 관계를 명확히 한 셈이다.
보수 진영 인사의 기용도 병행되고 있다. 같은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시장 친화적 규제 완화를 주장해온 경제학자로, 과거 홍 전 시장의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규제개혁을 추진하는 핵심 기구에 보수 성향 전문가를 전면 배치한 것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실무 역량을 중시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개적으로 '중도 보수'를 표방하며 보수 성향 인사들을 캠프에 영입하는 등 이른바 '우클릭' 행보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말 바꾸기", "개혁 방향 후퇴" 등의 비판도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지지 기반을 중도층까지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 나왔다.
그는 취임 이후에도 진영을 가리지 않는 접촉과 인사를 이어왔다.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고,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인사 폭을 넓혀왔다. 바른미래당 출신인 김성식 전 의원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청와대는 '능력과 역량 중심의 실용 인사'라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진영과 이력을 따지기보다 실제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기용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일관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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