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멘토' 이해찬 전 총리 별세…"이재명은 당의 자산"

'비주류' 이재명 곁을 지킨 민주 진영 '거목' 이해찬 별세
李대통령 정치적 위기에도 "수많은 담금질 거쳐야 명검"

베트남 출장 중 심근경색으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던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향년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24년 4월 11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제12차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겸 선대위 해단식에 함께 참석하는 모습. 2026.1.25/뉴스1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국무총리를 지낸 7선의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끝내 별세했다. 향년 74세다.

이 수석부의장은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 운영위원회 참석차 베트남 호찌민에 출장 중이던 지난 23일 쓰러졌다. 현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2시 48분(현지시간) 사망했다.

민주 진보 진영의 '거목'이었던 이 수석부의장은 탁월한 현실 감각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이끈 '킹메이커'로 평가된다.

이 수석부의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대표(2018~2020년)를 지내며 당시 비주류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감싸 안으며 인연을 맺었다.

이 수석부의장은 2018년 부산·울산·경남 MBC가 합동으로 주최한 당대표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을 둘러싼 '조폭 연루 의혹'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예단해서 내분이 생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 대표가 된 후에도 이 대통령에 대한 믿음은 바뀌지 않았다. 이 수석부의장은 '혜경궁김씨' 논란 당시 당내 '이재명 탈당론'이 불거졌음에도 이 대통령을 보호했다.

대표직을 내려놓은 2021년 5월에는 본인의 정치활동 기반이었던 '광장'을 '민주평화광장'으로 바꿔 이 대통령 지지 조직으로 개편했다.

'이해찬계' 인사도 대거 포진했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 정무특보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민주평화광장 대표를 맡았고, 이해식 의원과 이형석 전 의원 등 10여명 이상의 전현직 의원들이 동참했다.

민주평화광장의 출범으로 이 수석부의장과 이 대통령과의 교감이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선에 도전했던 제20대 선거 때는 "2017년의 이재명과 2021년의 이재명은 다르다"면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미안할 정도로 혼자서 아군 없이 난관을 극복했다. 스스로 고난을 견디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참 대단한 의지와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지지하기도 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이 대통령이 끝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놓지 않았다.

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2022년 이 수석부의장은 회고록 '꿈이 모여 역사가 되다'를 통해 "당은 이재명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너무 아까운 후보였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꿈을 모아서 역사를 만들어오셨고 제가 존경하는 어른"이라고 말했다.

2023년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검찰 수사로 정치적 위기를 겪었을 때도 "이재명 대표는 지금 담금질을 당하고 있는데 그렇게 국가지도자가 되는 것"이라며 "수많은 담금질을 거쳐야 명검이 만들어진다"고 두둔했다.

이 대통령도 이 수석부의장을 '정치적 멘토'로 모시며 중요한 선거 때마다 이 수석부의장의 지혜와 조언을 구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윤석열 정부하에 치러진 2024년 22대 총선에서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175석으로 압승하는 데 기여했다. 총선 승리의 역사를 다시 쓰며 이재명 정부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세종특별자치시 집중 유세에서 이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유세 현장에 나온 이 수석부의장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민주당의 큰 어른 이해찬 전 대표님의 역할이 너무 크다"며 "여러분 박수 부탁드린다. 존경하는 이해찬 전 대표님께서 건강하시기를, 그리고 행복한 마음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해 10월 그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임명했다. 민주평통은 민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정책의 수립 및 추진에 관해 대통령에 건의하고 자문에 응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의장은 대통령이 직접 맡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1일 세종시 나성동 나무그늘광장에서 이해찬 고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5.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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