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진전' 대북·한미일 '공조'…李대통령 "한중일 소통·협력" 중재
한일 정상 석달 만에 만나 88분 대좌…"조세이 탄광 DNA 감식"
"한일·한미일 공조" 한목소리…다카이치는 "납치 문제 해결"
- 심언기 기자, 김지현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오사카=뉴스1) 심언기 김지현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경주 APEC 이후 석달 만에 다시 마주앉았다. 셔틀외교 일환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나라'를 찾은 이 대통령은 양국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며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데 뜻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88분여에 걸친 소인수·확대 회담을 통해 양국 교류·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언론발표문을 내놨다. 조세이 탄광 DNA 감식 추진 등 과거사 문제에 일부 진전이 있었고, 대북 및 한미일 삼각공조에 있어선 기존의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중일 갈등 국면 속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에 대한 언급 없이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시진핑 주석과 지난 주 정상회담을 가진 이 대통령은 한중일 소통·협력을 강조하며 향후 중일 관계개선을 위한 가교 역할도 일부 시사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일본 나라현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조세이 탄광 수몰 한국인의 신원 확인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는 1942년 2월 3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해안의 해저 갱도에서 발생했다. 당시 강제 동원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이 사망했다. 당시 일본 정부와 언론은 "대부분 구조됐다"며 사건을 축소·은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조세이 탄광에서 발견된 유해와 관련해 DNA 감정 협력을 위해 양국간 조정이 진전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한일 양 정상이 위안부 등 민감한 과거사 문제 대신 비교적 양국 내정에 부담이 적은 조세이 탄광 문제에서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선 비핵화에 대한 한일 및 한미일 삼각공조의 틀을 공고히 유지·발전시켜 나가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납북자 문제와 핵미사일 위협 등을 직접 거론한 반면, 이 대통령은 한중일 소통·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묘한 기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했다. 그 결과 전략적 환경 하에서 양국 간에 긴밀한 연대를 확인했다"며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대북 대응에 대해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일한·일한미 간에 긴밀히 협조해서 대응해 나갈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함께했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정책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반도·동북아 역내 현안 문제에 있어 한일 양자 및 한미일 삼각공조 강조에 방점을 찍은 다카이치 총리는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에 대해선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 한중일 삼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며 중일 양자간 관계 개선 필요성을 에둘러 촉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다카이치 총리는 "납치 문제 관련 즉시 해결하기 위해 (이) 대통령께서 강력한 지지를 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납북자 문제 해결에 관심도가 높은 일본 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민생·지역 현안 등에서는 한일 양 정상 모두 관계 개선에 적극적 의지를 표명했다.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등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 당국간 논의 개시를 공식화했고, AI(인공지능)·지식재산 보호 등 분야의 협력 심화를 위한 실무협의에도 합의했다.
지난해 출범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는 지방 성장 등 양국 공통 현안으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스캠 범죄 등 초국가 범죄에 대한 양국 공조를 위해 우리 경찰청 주도로 발족한 국제공조 협의체에 일본도 참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교류의 양적·질적 확대를 위해 출입국 간소화와 기술자격 상호인정 확대 등을 일본 측에 제안해 긍정적 반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병오년 새해는 지난 60년의 한일관계를 돌아보고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올해가 한일 양국이 더욱 밀도 있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진정으로 더 가까워지고, 함께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새로운 60년의 원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onk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