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잡탕 아니라 파란색 중심의 무지개 만들자는 것"(종합)

이혜훈 논란에 "각료 인사, 고려할 게 많아…대통령 가장 큰 책임은 국민 통합"
"의견 다른 게 시너지의 원천…인재와 운동장 넓게 써야"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2025.12.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한재준 김지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출신인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진보 정부의 가치를 잃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근본적 가치와 원칙은 유지하되 가급적이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재와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한다"며 "잡탕을 만들자는 게 아니고 파란색 중심의 조화로운 무지개를 만들자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56회 국무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도 이번 각료 지명이나 인사에 있어서 참으로 고려할 게 많다는 점을 생각해 주면 고맙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런 부분이 있다. '나 아니면 전부 적이다', '제거 대상이다' 결국 그러다가 내란 사태까지 벌어진 것 아니냐. 다 없애버리려고"라며 "내 의견과 다른 집단, 인사를 다 제거하고 모든 걸 갖겠다고 벌인 극단적 처사가 바로 내란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 사회가 반대쪽으로 오면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대결하는 사회에서 오히려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정략적 수단이 아니고 우리가 다시 정상인 사회로 돌아가려면 더 반대쪽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의 '내란 옹호' 발언 등으로 여권의 비판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물론 모든 일은 최종적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최대한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의견이 다른 게 불편함이 아니라 시너지의 원천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때까지는 특정 세력을 대표하지만 대통령이 되는 순간엔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은 점령해서 다 갖는 것이다. 필요하면 다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정치란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며 "최종 권력을 갖게 되더라도 최종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에 함께한 세력, 사람만 모든 것을 누리고 그 외에 모두 배제하면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 돼 버린다. 원시적"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7가지 색깔을 가진 무지개와 같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며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권한을 가졌다고 해서 그 사회를 통째로 다 파랗게 만들 순 없다. 빨간색은 어디 갑니까. 빨간색은 우리나라 공동체 자격을 상실하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다.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주권자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국무회의 말미에는 진보 정부의 정체성을 잃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를 인식한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무지개 얘기를 하고, 포용과 화합 얘기를 했더니 그럼 잡탕 하자는 것이냐 얘기를 할 것 같다"며 "푸른색을 상징으로 해서 집권한 세력이긴 한데, 무지개색을 다 섞으면 검은색이 되는 것 아시죠"라고 말했다.

또 "그렇게 만들겠단 것은 아니다. 각각의 특색을 유지하되, 우리 구성원이 푸른색을 선택했을 때 가진 기대와 원리, 가치를 잃어버리지는 않는다"며 "일부 언론에서 보수에만 자리 주면 집권할 때 도움 준 사람은 뭐가 되느냐 이런 기사도 쓰던데, 국무위원 중에 우리 송미령 장관님 오유경 식약처장님"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 대통령은 "다 유지하고 근본적 가치와 원칙, 기조는 다 유지하는데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파란색 중심의 조화로운 오색빛깔 무지개를 만들자는 얘기"라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