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4급 직원 부풀려 8년간 인건비 6000억 더 받았다

감사원, 공익제보로 건보공단 인건비·강원랜드 입찰 문제 잡아
제보자 30명·기관 5곳·공직자 7명 선정 최대 3000만원 포상

사진은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2025.12.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상위 직급으로 승진하지 않은 인원을 상위 직급 인건비 산정에 포함해, 8년간 6000억 원이 넘는 인건비를 과다하게 책정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해당 문제는 한 공익 제보자의 제보를 계기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22일 '2025년도 우수 감사제보자 등 포상'을 실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포상은 공익 제보를 통해 공공부문의 부패와 소극 행정을 적발하고, 예산 낭비와 불합리한 행정 관행을 바로잡는 데 기여한 제보자와 제보 처리 성과가 우수한 기관·공직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제보자는 건보공단이 총액 인건비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실제보다 많은 4급 직원 수를 기준으로 인건비를 계산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감사 결과, 건보공단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4급 직원 현원을 부풀려 총액 인건비를 산정했고, 이로 인해 약 6015억 원의 인건비가 과다 계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감사원은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한 관계자들에게 문책과 주의 조치를 내리고, 건보공단에 기관경고를 부과했다. 기획재정부는 2023년분 인건비 1443억 원을 향후 인건비에서 감액하도록 결정했으며, 국민권익위원회는 2022년 이전분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보건복지부에 조사를 의뢰했다.

공공 입찰·계약 질서를 바로잡은 제보도 이번 우수 사례에 포함됐다. 강원랜드의 '2024년 비디오 머신 구매 및 설치' 사업 입찰 과정에서 평가위원 선정과 제안 평가 절차를 위반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감사가 진행됐다. 해당 사업은 계약 대가만 약 60억 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었다.

감사 결과, 강원랜드는 외부 평가위원 후보자 인력풀 데이터를 잘못 추출해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평가위원을 선정했고, 내부 평가위원 후보자 인력풀 역시 임의로 제외하거나 추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관련자들에게 징계와 주의 조치가 내려졌고, 평가위원 선정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도록 통보됐다.

올해 포상 대상은 우수 감사제보자 30명, 감사 제보 처리 우수기관 5곳, 우수 공직자 7명이다. 제보 처리 우수기관으로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서울특별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 전라남도, 전북특별자치도가 선정됐다. 우수 감사제보자에게는 건별로 300만 원에서 최대 3000만 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된다.

감사원은 "앞으로도 부패와 소극 행정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는 한편, 국민과 기업에 불편과 부담을 주는 불합리한 행정 관행을 바로 자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