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주로'라는 표현 쓰지마" 공개질책…기관장들 진땀
마약퇴치운동본부 보고 미흡하자 지적…한숨 내쉬기도
실무자에겐 "기소유예와 집행유예 구분 못하나" 질타도
- 한재준 기자, 한병찬 기자, 임용우 기자,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한병찬 임용우 조유리 기자 = 2주차 정부부처 업무보고가 시작된 16일도 보고가 미흡한 기관을 상대로 한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질책이 이어지며 기관장들이 진땀을 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등 기관 업무보고에서 서국진 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에게 마약 중독 재활교육 대상 등을 물었다.
이 대통령은 마약사범 재소자에 대한 교육이 의무인지 선별인지와 교육 주체가 어디인지에 대해 먼저 짚었다.
서 이사장이 명확한 답변을 못하고 "(보호관찰소와 교육을) 같이하기도 하고 저희도 한다. 주로 저희가"라고 말끝을 흐리자 이 대통령은 "'주로'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 말라고 얘기하지 않았냐, 주로 혼자 하는 게 어디있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 "수감 중인 마약사범을 보호관찰소가 관리하냐"고 물었다. 서 이사장이 "보호관찰소는 '주로' 형무소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나온 사람을 위주로 교육하고 마약퇴치본부는 교육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질문 취지에 맞지 않는 답을 하자 이 대통령은 "정확하게, 주로 이런 표현 하지 말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식품의약품안전처 강백원 마약안전기획관(국장)이 대신 답변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도 이 대통령의 질책이 나왔다.
"(마약사범 중) 기소유예는 (교육이) 의무적으로 돼 있으니 할 거고, 집행유예로 석방된 사람은 방치하는 거냐"라는 이 대통령의 질문에 강 국장이 기소유예와 집행유예를 혼동한 답변을 하면서다.
이에 이 대통령은 "허 참"이라고 탄식을 내뱉으며 "기소유예와 집행유예를 구분 못하지 않냐. 집행유예는 법원이 판결로 선고하는 거고, 기소유예는 검찰이 풀어주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마약퇴치본부와 식약처의 관련 보고가 끝나자 이 대통령은 "마약사범에 대한 재활 치료는 복지부 차원에서라도 법무부와 협의해 강화해야 할 것 같다. 감옥에 갔다 나오면 다시 (마약을) 한다는 것 아니냐"라고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법무부, 식약처와 협의해 범부처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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