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미연합훈련, 미북 대화 조성에 필요하다면 논의 가능"

"트럼프와 동질감…핵잠 확보, 전략적 유연성 측면 유용"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김지현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북한과 미국의) 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한미 연합훈련문제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 1년 계기 외신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과 북한 상태는 바늘구멍조차도 없다. 대화가 완전히 단절됐을 뿐만 아니라 대화 통로, 하다못해 비상연락망까지 다 끊어진 상태"라며 "북한은 우리 남측의 접촉 노력에 대해서 전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방적으로 유화적 조치를 하는 것 정도다. 예를 들면 대북방송 중단, 단파 방송 중단 등 오해될 수 있는 군사적 행동을 최소화하는 것들"이라며 "그리고 북한에 끊임없이 선제적 제스처, 유화적 제스처들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한반도 휴전협정에 한국은 참여하지 못했다"며 "당시에 군사작전 지휘권을 미군에게 양도했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체제 보전이 가장 중요한 또는 최종과제인데, 체제보전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이지, 한국은 주요 주체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한반도 상황의 직접 당사자는 대한민국과 북측이기에 아무것도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에 대한 의지도 강하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도 크기 때문에 남측 입장 때문에 북미 간 소통이나 협력 협상에 제한받지 말라, 북미 대화를 위한 제반조건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협력을 해나가겠다, 판문점 잘 관리해 주는 것도 역할이고 이를 공개적 표명하는 것조차도 객관적인 조건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미 관계가 먼저 개선되는 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거나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 된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언제든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우리가 객관적 상황들을 최대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전략적 레버리지가 필요하다면 그런 문제들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해줘야 미국도 북한과 협상 또는 대화의 문을 여는 데 도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끊임없이 환경을 조성하는 조정자로서 역할을 해나가고, 근본적으론 우리가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 차례 만남을 대해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동질감 같은 것도 느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 통상·안보 협상에서 꽤 힘들었을 것인데, 흔쾌히 그 결과에 대해서 존중하고 상대를 인정해 주고 그런 점이 실용주의자로서의 면모가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주의자이고 실용주의자이고 협상의 대가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상대를 존중하기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라고 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하지 못했던 핵 추진 잠수함을 우리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 아닐까"라며 "동북아시아에 전략적 중요성, 우리 입장에서도 가질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과 자율성 측면에서 보면 매우 유용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