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G20·믹타 '다자외교' 독·프 '양자회담' 종횡무진

자유무역 옹호하며 기후·재난 연대·협력 제안…"韓 앞장"
한-불 '전략적 동반자' 타진…"獨 통일의 길, 우리도 가야"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 로이터=뉴스1

(요하네스버그(남아공)·서울=뉴스1) 심언기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릴레이 다자·양자회담을 갖고 국제사회의 한반도 평화 정책 지지와 다자주의 복원·협력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세션1에서 '포용적 지속가능 성장'에 △경제 체질 근본적 개선 △예측가능한 무역투자 환경 조성 △개발도상국 지원·협력 등 3가지 대안을 제시했고, 기후변화·재난 대응을 주제로 한 세션2에서는 대한민국의 적극적 탄소감축 노력을 소개하며 전 세계적 동참을 촉구했다.

중견 5개국 '믹타(MIKTA)' 회동에서는 다자주의 강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공동선언문에 '대한민국의 평화 구축'에 대한 지지 표명을 담아냈다.

이 대통령은 유럽을 이끄는 선도국가인 프랑스·독일과도 첫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프랑스와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협력을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독일과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해 교감해 눈길을 끌었다.

李대통령 올해 마지막 다자무대 G20…'자유무역·기후위기·재난' 연대·협력 제안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G20 정상회의장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환대를 받으며 올해 마지막 다자 외교무대에 섰다.

'포용적 지속 가능 성장'을 주제로 경제성장·무역·개발 지원에 관해 논의한 정상회의 세션1에서 이 대통령은 16번째 연설자로 나섰다. 이 대통령은 국제 자유무역 체제에 대한 확고한 지지 의사와 함께 국가별 불평등 완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제시해 회원국들의 공감대를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격차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기회의 문을 넓혀서 함께 잘사는 길로 가기 위해 3가지 해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면서 △지속적 성장을 위한 경제 체질의 근본적 개선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한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 조성 △개발도상국 성장을 위한 개발 협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대한민국이 선도해 온 투자 원활화 협정이 내년 WTO 각료회의에서 공식 협정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올해 믹타 의장국으로서 5개국 회동을 주도한 이 대통령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산 속에서도 다자주의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재차 역설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구축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까지 담은 공동선언문을 이끌어 냈다.

대통령실은 "믹타 정상들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동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자주의 회복과 실질적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다양한 지리적·문화적 배경을 가진 범지역적 협의체로서 믹타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가교역할을 수행해 왔음을 평가하고 그 역할이 앞으로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 등 '회복력 있는 세계'를 주제로 한 세션2 연설에서도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 협력·연대를 촉구하며 "대한민국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복합 위기) 충격을 적절히 흡수하고 복원력을 강화하면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또 새로운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지속해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복원력 높은 인프라 시스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식량 체제 복원력 강화를 위해서 국제사회가 연대와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G20 회원국들은 이날 정상회의를 통해 다자무역에 대한 포괄적 지지와 기후위기·재난 공동대응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러시아 3국 정상이 올해 회의에 불참하면서 이같은 연대 기류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 시각도 많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 로이터=뉴스1
한-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논의…"독일 배워 우리도 통일의 길 가야"

G20 정상회의 계기로 유럽 핵심 양강인 프랑스·독일과의 첫 양자 정상회담도 성사됐다.

이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에서 "문화·경제·안보·첨단기술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을 더 확고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안보·퀀텀·인공지능(AI)·우주·원자력 발전·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며 긍정적 논의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내년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에 맞춰 마크롱 대통령에게 방문 초청의사를 전달 전달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방한을 계획해 보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한-독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인식 공유와 함께 남북통일에 관한 언급이 나와 이목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독일이 먼저 간 길이 있기 때문에 독일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게 많이 있다"며 "독일이 어떻게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뤄냈는지, 대한민국이 경험으로부터 배워서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한반도와 주변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웃인 북한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많다"며 "대한민국의 대(對)중국 인식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왜냐하면 저희는 대중국 전략을 현재 고심 중"이라고 동북아 정세를 둘러싼 추가 논의 희망 의사로 화답했다.

또한 메르츠 총리는 "한국과 독일 간에는 이미 좋은 양자 관계를 갖고 있다"며 "매우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증대되길 바란다. 양국 간 여러 분야에서 경제협력에도 관심 있다"고 덧붙였다.

한-독 정상은 독일 경제계가 주최하는 아태 비즈니스 회의(APK)가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계기를 활용해 양국 경제계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는 데 뜻을 모았다. 내년 정상 간 상호 방문을 통한 추가 논의에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