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버티기가 최대 무기, 정치권 압박이 더 괴로웠다"…한미협상 소회

"타결 시간 많이 걸린 건 우리 힘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것"
"대외적 관계엔 합리적 목소리 내야…내부 압박 힘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2025.11.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한재준 이기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한미 간 통상·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공동설명자료(팩트시트)를 발표하면서도 "우리가 가진 유일한 힘은 버티는 것"이었다며 협상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팩트시트 관련 브리핑을 통해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을 추가로 새롭게 얻어내기 위한 능동적, 적극적 협상을 하는 게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상대의 요구에 의해서, 국제질서 재편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일종의 비자발적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가진 최대 무기는 버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팩트시트 발표 시점과 관련해 "시간이 많이 걸린 건 우리의 유일한 힘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불가피하고 유일한 조치였다"며 "늦었다고 혹여라도 지탄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말로 어려웠던 것은 대외적 관계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정치적 입장이 조금 다르더라도 국익과 국민을 위해서 합리적 목소리를 내주면 좋은데 '빨리 합의해라' '빨리하지 못하는 게 무능한 것이다' '상대방의 요구를 빨리 들어줘라' 하는 압박을 내부에서 가하는 상황이 참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국익에 관한 한 대외적 관계에 관해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 국익을 반하는 합의를 강제하거나 실패하기를 기다려서 공격하겠다는 심산처럼 느껴지는 내부적인 부당한 압력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면에서 정말 힘센 강자와 우리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협상을 하는데 그걸 버티기도 참 힘든 상황에서 뒤에서 자꾸 발목을 잡거나 왜 요구를 빨리 안 들어주냐고 하는 건 참 견디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최종적으로 정리했다"고 했다. 이번 발표는 8월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이후 80일, 10월 29일 APEC 제2차 정상회담 이후 16일 만이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협상에 임해준 공직자와 기업인, 정부를 믿고 성원해 준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의미 있는 협상 결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합리적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