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니즈'는 확인…대통령실 "모든 변수 대비중"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깜짝 회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비공개로 논의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은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면서도 모든 변수를 고려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북미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과 미국의 대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지금도 변함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CNN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북미 회담을 비공개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29일에는 일본을, 29일부터는 APEC 정상회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실제로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판문점 특별견학이 중단되며 깜짝 북미 회담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통일부가 실시하는 판문점 특별견학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판문점에서 깜짝 북미 정상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당시 방일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미 회동을 제안했고 32시간 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 만남을 제안하고 북미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 대리 후임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북미정상회담 실무를 담당했던 케빈 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며 북미정상회담의 군불을 지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선 이재명 정부의 외교 구상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를 하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연을 자처하면서라도 북미 대화의 물꼬를 터 '남·북·미' 대화로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통령실은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면서도 변수가 존재는 만큼 흐름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미 회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현재까지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만일을 대비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북미 모두 대화의 니즈가 있다는 게 확인할 수 있는 단계"라며 "조짐이 보인다거나 일정이 잡힌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