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APEC 기약…李대통령, 유엔총회 '다자외교' 집중

李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안보리 주재 韓외교 새역사
"유엔서 관세협상 없다…시진핑, 방한하면 한중 양자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뉴스1) 심언기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나라 정부 수반으로선 처음으로 유엔총회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토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 외교사를 새로 쓴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선 한반도를 넘어 전세계 평화·협력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미국 관세협상과 '포스트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패러다임 전환 등을 둘러싼 과제는 잠시 접어두고 다자외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동 등은 10월 말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성사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이다.

유엔 기조연설·안보리 주재 분주한 李…트럼프 관심은 '국제분쟁 중재'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22~26일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과 함께 'AI와 국제 평화·안보'를 주제로 개최되는 안보리 공개토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유엔 사무총장 △프랑스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체코 △폴란드 등 정상들과 양자회담 일정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자회담 특성과 함께 유엔총회 의장국인 점 등을 감안하면 수 십여 곳의 정상들과 직간접적으로 릴레이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정부는 이 대통령의 이번 유엔총회 일정에서 다자외교에 초점을 맞춰 대응 중이다.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도 거론됐지만, 현재까지 양국 간 별다른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양자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번 방문은 뉴욕에 국한한다. 다른 곳은 들리지 않는다"고 유엔총회 계기 회담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미국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중 물밑 관세협상도 잠시 휴지기를 가질 전망이다. 러-우 전쟁 중재,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 등에 관심이 쏠린 트럼프 대통령과 유엔총회 의장국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이 대통령 모두 한미 현안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위 안보실장은 "(관세협상은)없을 거 같다. 미국 측 인사들과 정부측 인사들이 접촉할 수 있고, 접촉하다보면 그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고까지 말할 수 없지만 본격적 협상의 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엔총회 계기에 관세협상이 진행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APEC 계기 한미·한중·한미중 연쇄 정상회담 기대감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한미 정상회담은 오는 10월말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양국이 맞서는 관세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정상회담 성사를 낙관할 수 없는 예측불허 상황이다.

반면 시진핑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 기대감은 높다. APEC 참석 시 11년 만에 한국을 찾는 시진핑 주석은 국빈방문 형태로 방한해 양자회담과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있다.

위 안보실장은 "시진핑 주석 방한 가능성이 열려 있고, 방한하면 양자회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이 우리나라를 찾으면 한중 양자회담은 물론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까지도 열려 있다. 우리나라가 G2를 중재하는 모양새가 돼 APEC 정상회의 성과가 더해질 수 있다.

다만 미중 양국간 사전조율이 필수적이고, 양국 정상의 참석 여부 역시 확정되진 않은 상황이라 예단은 어렵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