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케이블카·도서관…강원 타운홀서 李대통령에게 쏟아진 민원들

레고랜드 '원상복구 요청'에 경제수석에 즉각 보고 지시
지방대학 약화 지적엔 "지지율 유지되면 지원 과감히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부산 남구 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한재준 이기림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12일 강원 타운홀 미팅에서 '레고랜드 원상복구 논란'과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과 같은 굵직한 현안은 물론 도서관 건립 등 생활밀착형 민원까지 주민들의 요청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현실 가능성을 토론하고 대통령실 경제수석에게 해당 문제에 대해 검토하라고 지시하거나 직접 챙겨보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강원 춘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200여 명의 강원도민들과 K-문화관광지구 개발, 글로벌 관광 허브 구축,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혁신 정책과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

레고랜드 '원상복구 요청'에 李 "종합적 판단 필요"…경제수석에 보고 지시

토론 과정에서 첫 번째 쟁점은 춘천 레고랜드였다. 한 도민이 "레고랜드를 철거하고 중도 유적을 국가 사적지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자, 이 대통령은 "수천억 원을 들여 운영 중인 시설을 다 뜯을 수 있겠나.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논쟁거리인 걸로 아는데, 레고랜드를 수천억 들여 지어 운영하는데 과연 원상복구하고 원형보존할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라는 생각이이 든다"고 했다.

이어 "춘천 시민들의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현장 의견을 묻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이 '아이들이 레고랜드를 많이 방문한다' '아이들이 그곳 외에 갈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라고 얘기하자,

"상황은 파악했다"며 "경제수석이 상황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레고랜드 논의는 곧 설악산 케이블카로 이어졌다. 자신을 어부라고 한 도민은 오색 설악산 케이블카에 대해 '군민 재정에 과도한 부담만 남은 사업'이라며 중단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레고랜드와 비슷한 (문제) 같은 데 이미 너무 많이 (공사가 진행된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도민이 "아니다. 행정소송도 있고 계류 중인 사건들이 많아서 레고랜드처럼 더 늦기 전에 (중단)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점검을 해보겠다"며 "이것도 상황보고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을 주제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지방대학 약화 지적에 "지방거점 대학 집중 지원, 지지율 유지되면 과감히 추진"

이 같은 현안 논의는 곧 지역 균형발전으로 확장됐다. 한 50대 학생이 지방대학 약화를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큰 대학을 옮기는 건 어렵지만 각 지방 거점대학을 집중 지원해 키워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과감히 추진할 수 있다. 나도 큰 고민거리"라며 웃었다.

도민들은 생활과 밀접한 문제들도 제기했다. 삼척 공립도서관 건립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이 대통령은 "삼척이 큰 도시인데 도서관이 없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도서관 공사 예산과 공정 상황을 직접 물었다. 그러면서 "나중에 (착공에) 추가로 돈이 부족하면 메시지를 따로 달라"고 했다.

원주 구도심 소외, 접경지 군사 규제 완화, 평화관광 재개 요청에도 즉답을 이어가며 "시대에 맞는 과감한 완화가 필요하다"면서 "현행 법률안에서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강원도를 자주 와야겠다. 하실 말씀이 참 많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어려움을 평화롭게 이겨낸 위대한 국민이다. 자식 세대에 희망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관계 부처 장관들도 참석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내놨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강릉선 KTX 증편을 올해 안에 4편 추가하겠다"며 "용문~홍천 광역철도 예타 통과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수도권 GTX를 춘천과 원주까지 연장해 수도권 인구 분산과 강원 발전을 동시에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줄이기 위해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현행 법률 내에서 규제 완화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 유휴지를 지역에 넘겨 관광·숙박 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민통선 지역 출입 절차도 간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