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보수 발탁 '국민통합'…'김건희 반면교사' 인사수석 신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임명…"모든 국민 아우르는 뜻"
"尹정부 인사제도, 숙제였다…추가 소폭 직제개편 진행중"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중앙선관위원 후보, 대중문화교류위 공동위원장 등 인선 발표을 하고 있다. 2025.9.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김지현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보수 진영 인사로 분류되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국민통합위원장에 발탁하고, 인사수석을 신설하는 대통령실 소폭 직제개편을 단행했다.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임에도 비상계엄 국면 등을 거치며 합리적 보수 행보를 보인 이 전 처장을 통해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고, 윤석열 정권에서와 같은 인사전횡을 근절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1호 헌법연구관'으로 법조계에서 신망이 높은 이석연 신임 국민통합위원장은 MB정부 법제처장을 지낸 바 있다. 그럼에도 12·3 비상계엄 전인 지난해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임기단축 개헌을 주장하는 등 진영에 얽매이지 않는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탄핵 후 대선 국면에선 '보수 책사' 윤여준 전 장관과 함께 이재명 선대위에 합류해 중도보수 표심 공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비서실장은 "모든 국민을 아우르겠다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 대통령은 차관급 인사수석을 신설하는 참모진 개편도 단행했다. 새 정부는 지난 100여 일간 크고작은 인사검증 등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대대적 인사 시스템 정비에 나서겠다는 대통령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 정부에서 제2부속실 등을 중심으로 한 인사개입 의혹 등이 불거진 점도 반면교사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실장은 "직제개편 예정 중에 있다. 직제는 몇 군데 더 손볼 생각"이라며 "인수위 없이 지금까지 대통령실을 운영하면서 나름 내부적인 판단들과 시행착오 경험이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내부에 미세한 인사 조직의 개편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을 통해 김건희 여사와 각종 인사개입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전 정권이 남긴 인사제도를 고치는 것은 저희로서는 중요한 고민이었다는 고백을 알려드린다"며 "전 정권 임기 말에 권한대행이란 분들이 알박기하고, 균형 인사를 바탕으로 한 인재를 발탁하는 문제도 저희한테는 고민인 지점이 있었다"고 했다.

초대 인사수석에는 인사혁신처 차장,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한 '인사 전문가' 조성주 한국법령정보원장을 내정했다.

향후 조 수석은 대통령실 인사위원장인 강 실장과 이재명 정부 인재 발탁·검증 등 인사 전반을 총괄하는 중책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대통령과 정무직 임기 일치를 골자로 한 '알박기 방지법' 등 제·개정에서도 역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인사수석 신설로 대통령실 직제는 3실장·1보좌관·11수석 체제에서 차관급인 인사수석 추가에 따라 3실장·1보좌관·12수석 체제로 변모했다. 다만 직제개편이 마무리되지 않음에 따라 향후 미세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

강 실장은 "수석이 느는 것이고, 아마 비서관이 조금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