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첫 휴가 정국구상…한미 정상회담+'α'에 주목

취임 2개월 만에 휴식…첫 한미 정상회담 대응방안 고심
YS '금융실명제' 노무현 '탈당' 승부수…MB·박근혜 개각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8.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주 취임 후 2개월 여 만에 첫 하계 휴가를 떠난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국정운영 구상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사례를 보면 휴가는 단순한 휴식을 넘어 정국 구상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만큼 이 대통령도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하계 휴가를 가진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가 있는 거제 저도에서 머물며 독서와 영화 감상 등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휴가 기간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큰 틀에서는 관세 협상을 타결했지만, 세부안은 정상회담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 협상 과정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및 주한미군 역할 조정 문제 등 안보 현안은 다뤄지지 않아 이 역시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여당이 약속한 추석 전 검찰 개혁과 추가 장관 인선 구상의 과제들도 숙고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대통령의 여름휴가는 '결정'보다는 '숙성'의 시간에 가깝다. 일정 공개가 최소화되고 외부 일정을 줄인 채 참모들과 조율과 보고를 거듭하며 향후 국정 방향의 밑그림을 그리는 시간이다. 실제로 과거 대통령들도 휴가 기간을 정치적 전환의 지렛대로 삼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1993년 청남대에서 휴가를 보낸 직후 전격적으로 '금융실명제' 시행을 발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첫 휴가를 마친 뒤 새천년 민주당 탈당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 휴가를 다녀온 후 국무총리를 포함한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휴가 이후 참모진 일부를 교체하는 인적 쇄신에 착수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첫 휴가 자체는 서울에서 머무르며 조용히 보냈지만 이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을 교체하고 정책기획수석 비서관직을 신설하며 국정 메시지 관리 체계를 손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1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은 복잡다단한 국내 일정의 정리도 있고 외교 문제라 양국의 조율도 있기 때문에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일정은 없다"며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할지는 잘 모르겠다,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역대 대통령들을 첫 여름 휴가지로 △대전 군 휴양지(노 전 대통령) △진해 군 휴양지(이 전 대통령) △저도(박 전 대통령) △평창과 진해 군 휴양지(문 전 대통령) △서울(윤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