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활성화" 확고한 李대통령…'금융 수장' 인선 고심

금융위·금감원장 장고…'김병환 유임설' 여권 반발 기류
조직개편 대수술 후 인선 가능성도…홍성국 유력 부상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해 브리핑을 듣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자본시장 총괄 관리·감독 기구 수장 인선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주식·금융시장 정상화'를 기치로 내세운 만큼 상징성과 추진력을 겸비한 최적임 인사를 저울질 중이다.

다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기구 개편이 예상되는 만큼 인선은 조직개편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임기가 남은 김병환 금융위원장 유임설도 흘러나왔지만 여권에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인선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복현 전 원장 퇴임으로 공석인 금감원과 달리 김 위원장의 임기는 아직 2년 넘게 남아있다.

통상 정권이 교체되면 금융당국 수장은 물갈이 수순을 밟아왔다. 김 위원장은 별도의 입장표명 없이 업무를 수행 중으로, 금융권을 중심으로 유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비토 분위기가 강해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여권 한 중진 의원은 "송미령 장관 유임 때 내부적으로 충격이 상당했고, 이 대통령 결단을 존중하자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불만 역시 여전히 잠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위원장까지 주저앉으면 당내 반발이 클 것"이라고 했다. 한 초선 의원도 "(유임)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홍성국 당시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의 경제 상황 관련 발언을 들으며 자료를 살피고 있다. 2024.12.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 대통령은 그간 부동산의 대체 투자원으로까지 지목하며 '주식·금융 투자시장 정상화'를 강조해왔다. 취임 후 일주일 만에 한국거래소를 찾으며 주식시장 활성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의 투자 수단이 주택 또는 부동산으로 한정되다 보니 자꾸 주택이 투자 수단, 또 투기 수단이 되면서 주거 불안정을 초래해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행히 최근 주식시장,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면서 대체 투자 수단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며 "이 흐름을 잘 유지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금융·주식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도 인선이 다소 지연되는 것은 금융 정책의 대대적 개편과 맞물려 있다.

이재명 정부는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기재부로 통합하고, 감독·인허가 기능을 금감원에 통합해 금융감독위원회로 만드는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 내 소비자 보호 조직을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으로 떼어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결국 금융위·금감원이 담당 중인 기능들을 떼어내고 붙이는 큰 그림이 확정돼야 그에 맞춘 최적의 인선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금감원장 후보로는 홍성국 민주당 최고위원이 물망에 오르내린다. 홍 최고위원은 평사원에서 시작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금융전문가로 손꼽힌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해 정부조직 개편과 함께 주식 불공정 거래 근절이라는 대통령의 철학을 구현한 적임자란 평가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