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취임 일주일, 남북 '확성기 전쟁' 중단…추가 진전 주목(종합)

대북확성기 끄자 북한도 묵시적 '공감'…尹정부서 재개 1년만
남북 화해무드 조성 평가 섣불러…대화 재개 숨통 트일까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해병대 2사단을 방문해 북측 군 경계 지역을 살피고 있다. 2022.1.2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심언기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를 끄자 북한도 대남 소음방송을 중단하며 화답하는 모양새이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지난해 6월 9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된 지 6년여 만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만인 11일 우리 군에 오후 2시를 기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1년여 만에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를 껐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북 확성기 소음으로 고통받는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을 방문하는 등 고충 해소를 약속한 바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도 12일부터 대남 소음 방송을 일제히 중단하며 묵시적으로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면서 "서부전선에서 어제 늦은 밤에 마지막으로 대남 방송이 청취됐고, 이후로는 없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자 이에 소음 방송으로 맞불을 놨다. 남북이 모두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면서 소음 피해를 호소해온 접경지역 주민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다만 남북간 긴장 관계가 해빙 무드에 들어섰다는 평가는 아직 섣부르다. 북한은 이 대통령 당선 사실만 간략하게 언급한 이후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은 통상 우리나라보다 미국과 직접 협상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북미 협상이 틀어지면서 관계가 악화됐던 전례가 있다. 북한은 최근 미국보다 러시아와 밀착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및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 꾸준히 언급해온 만큼 향후 대화 재개를 위한 숨통은 트여가는 모양새이다.

대통령실은 "오늘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며 "현재 군은 이와 관련한 북한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