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김밥 한 줄' 마라톤 회의·시장 깜짝 방문…전화번호 공개까지

분주했던 일주일…통합 행보·물가잡기에도 시동
출입기자단과 깜짝 티타임…격의 없는 소통 의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이기림 한병찬 기자 =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으로 이같이 밝힌 뒤 11일로 취임 8일째가 됐다.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마비된 국정 운영을 재개하기 위해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마라톤 회의를 하는가 하면, 재래시장에 깜짝 방문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등 분주한 일주일을 보냈다.

통합·협치 행보…국힘 김용태 위원장 등과 '비빔밥 오찬'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들과 오찬을 하기 위해 사랑재로 이동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통합·협치 행보에 나섰다. 취임선서 행사 등을 마친 이 대통령은 국회 청소 노동자와 의회 방호직원을 찾아 격려한 뒤 우원식 국회의장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7당 대표와 마주앉아 통합의 의미가 담긴 '비빔밥' 오찬을 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또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본연의 역할을 잘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전쟁과 같은 정치가 아닌 서로 대화하고 인정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비상경제점검 회의서 전화번호 전달…"언제든 제안하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인선발표를 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 대통령은 4일 주요 인사 발표와 함께 경제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국정 안정 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인사로 국무총리(김민석)와 국가정보원장(이종석) 후보자를 비롯해 대통령 비서실장(강훈식), 국가안보실장(위성락), 경호처장(황인권), 대변인(강유정) 등을 인선했다.

또 1순위 과제로 꼽아온 민생 회복에 발맞춰 첫 번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약 2시간 20분에 걸쳐 비상경제점검 TF 회의를 주재했다. 특히 세세한 발상이나 입법적 요구사항이 있다면 직급과 무관하게 언제든 제안하라며 개인 전화번호를 참석자들에게 전달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김밥 한 줄' 마라톤 국무회의…尹국무위원들 향해 "웃으며 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중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 대통령은 취임 이틀 차인 5일도 강행군을 이어갔다. 첫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대신하며 약 4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 내각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는데, 다소 무거운 기류를 의식한 듯 "좀 어색하죠. 웃으면서 합시다"라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현충일 추념식 참석…재래시장 깜짝 방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6일 서울 사당동 남성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6/뉴스1

이 대통령은 6일에는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국민 통합과 보훈에 대해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국가기념일 행사 참석이다.

이 대통령은 애초 추념식 참석 명단에 없던 이들을 특별 지시를 통해 초청하기도 했다. 해군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고(故) 박진우 중령, 고 이태훈 소령, 고 윤동규 상사, 고 강신원 상사의 유족과 서귀포 감귤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유족 등이다. 이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는 이날 여러 차례 눈물을 훔쳤다.

이 대통령 부부는 추념식 이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시장에서 먹거리를 구매하고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라면값 진짜냐" 물가잡기 시동…출입기자단과 깜짝 티타임도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출입기자단과 '깜짝 티타임'을 갖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 대통령은 9일 주재한 2차 비상경제점검 TF 회의 땐 "최근에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라면 1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면서 물가 상승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10일에는 직원식당에서 참모들과 식사를 한 뒤 구내 매점에서 우연히 만난 출입기자단과 티타임을 하고 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다. 시민들에 이어 기자단과도 격의 없이 어울리며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연달아 통화하면서 멈췄던 정상외교 시계를 다시 돌리기도 했다.

오는 15~17일(현지시간)에는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