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 마지막 '여론전'…2:48 노타이 영상, 6780자 만년필 손글씨
체포 직후 '공수처 수사 불법' 주장하며 대국민 담화
하루 두 차례 메시지 내며 보수 결집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하루 두 차례 메시지를 공개하며 전방위 여론전에 나섰다. 법적 방어를 넘어, 정치적 반격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미리 녹화된 영상과 장문의 육필 원고에서 윤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불법'이라 규정하고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또 계엄 선포는 부정선거와 국회 독재에 대응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국가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판하며, 야당 책임론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체포 직후 2분 48초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면서도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는 뜻을 밝혔다.
또한 "안타깝게도 이 나라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법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에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공수처가 거짓 공문서까지 발부해 국민을 기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직후 내놓은 대국민 담화 영상 발표 뒤 약 한 달 만이다.
오후에는 직접 작성한 6780자(A4용지 6장 반) 분량의 육필 원고가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에서와 마찬가지로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 국가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정당한 대통령 권한 행사"라며 야당의 입법 강행과 부정선거 의혹 등이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고 항변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선거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며 "특정인을 지목해서 부정선거를 처벌할 증거가 부족하다 하여,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고 부정선거 의혹을 다시 꺼내들었다.
또한 "'계엄=내란'이라는 내란몰이 프레임 공세로 저도 탄핵소추되었고, 이를 준비하고 실행한 국방부 장관과 군 관계자들이 지금 구속되어 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내란 몰이로 탄핵소추를 해놓고, 재판에 가서 내란을 뺀다면, 사기탄핵, 사기소추"라고도 했다.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소추돼 직무정지된 현 상황을 전면 부정한 것이다. 야당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 윤 대통령이 이를 불복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탄핵 반대 여론이 확대되고, 여당 지지도가 반등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여론을 지렛대 삼아 재판부에 압박을 가하려 한다는 해석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여론을 전적으로 무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여론의 압력을 배제하고 판결을 내리기 힘들다"며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해당 메시지를 두고 여권 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전직 다선 의원은 "정통성이 없는 사람들이 권력을 쥐려 하고, 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권한을 가지려 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두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양측을 비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체포 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진술을 거부했다고 공수처는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판단해, 의견서로 입장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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