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MBC 출입 취소·정지·교체 의견 달라"…기자단 "근거규정 없어"

김은혜 수석, 19일 저녁 '운영위 소집해 의견 모아달라' 간사단에 요청
간사단 "다수 언론 취재 제한 없기를"…하루 뒤 도어스테핑 중단 통보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2022.11.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대통령실이 MBC 기자에 대한 출입기자 등록 취소, 기자실 출입 정지, 출입기자 교체 등 세 가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달라고 출입기자단 간사단에 요청한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간사단은 근거 규정이 미비하다고 판단, 아무 의견을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간사단은 이날 오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지난 19일 저녁 8시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이 '운영위원회 소집 및 의견 송부 요청' 문서를 보냈다며 이같이 전했다. 운영위원회는 사실상 출입기자단 간사단을 뜻한다.

간사단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요청문에서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사이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을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회사 기자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다만 상응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현행 규정상 출입기자단 운영위원회 의견을 청취하도록 되어 있는바,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청하며 상응 조치와 관련한 의견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의견 요청에 참고가 될 상응 범주'로 제시한 조치는 MBC 소속 해당 기자에 대한 △출입기자 등록 취소(이 경우 MBC는 1년 이내 출입기자 추천 불가) △대통령 기자실 출입정지 △다른 MBC 소속 기자로 교체하도록 요구 등 3개 방안이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 등록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기자단의 징계 여부 사안이 발생할 경우 홍보수석이 운영위를 소집하고 소집 요구 시 1시간 이내에 회의를 진행하도록 돼 있다. 대통령실은 다만 19일이 토요일인 점을 감안해 일요일인 20일 오후 2시까지 논의 결과와 의견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2022.11.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우선 간사단은 이번 사안이 '1시간 내 운영위 소집 요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출입기자 등록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은 규정 위반에 대한 징계 범위를 '사전보도금지에 대한 제재', 즉 엠바고(보도유예) 파기로 한정하고 있어서다. 간사단은 대통령실이 제시한 출입기자 등록 취소 등에 대한 사안은 '징계'의 범위를 넘어선 '행정적 절차'라고 봤다.

대통령실이 '상응 조치'에 대한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근거 규정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대통령실은 이번 운영위 소집 요구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규정에 따르면 명백한 오보, 현저하게 공정성이 결여된 보도, 기타 출입기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 등이 있다.

간사단은 "MBC 기자가 품위를 손상했는지 여부 등은 간사단이 판단할 영역이 아니며, 현재 간사단의 기자단 징계 근거가 되는 현행 '출입기자 운영 규정'에는 도어스테핑에 대한 사안이 포함되지 않아 개정 작업 중에 있다"며 "즉 징계를 논할 수 있는 근거 규정 자체가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8일 도어스테핑 사태에 대해 기자단 내부 의견도 크게 갈리고 있어 애초에 기자단 차원의 입장 정리가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결국 간사단은 대통령실의 '의견 제시' 요청에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기로" 했다.

간사단은 "특정 언론과 대통령실의 대결 구도가 이어지면서 이번 사안과 무관한 다수 언론이 취재를 제한받는 상황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20일 오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1층 로비에는 기자들이 대통령 출근길을 아예 볼 수 없도록 하는 약 6m 높이의 가벽이 설치됐고, 대변인실은 이날(21일) 오전 도어스테핑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대변인실은 공지문에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yoo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