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가족들이 유전자 등록해준 덕에 7명의 영웅 확인…감사"

靑 "6·25전쟁 행사, 야외 개최로 고령 참석자 건강 고려해 일몰시간에"
"'단 한 뼘의 영토' 언급은…감염병·재해 재난 등 '포괄적 안보' 개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국군 전사자 유해를 맞이한 뒤 6.25참전용사인 류영봉씨의 복귀 신고를 받고 있다.(청와대 제공)2020.6.26/뉴스1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25일) 70년만에 고국으로 귀환한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 중 가족들의 유전자 시료 채취를 통해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간 7명의 영웅들을 언급하며 유전자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6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날 "일곱 분의 영웅들의 가족분들은 유해를 찾은 것을 기적처럼 여기면서 국가에 감사를 표했는데, 그 출발은 가족분들이 제공한 유전자였다"라며 오히려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8시20분 경기 성남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북한에서 발굴돼 한미공동감식을 통해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유해 147구가 봉환됐다.

이 중 북한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7명은 가족들의 유전자 시료 채취를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고 김동성 일병, 고 김정용 일병, 고 박진실 일병, 고 정재술 일병, 고 최재익 일병, 고 하진호 일병, 고 오대영 이등중사의 이름을 역사에 새겨넣겠다"라며 일일이 호명하며 예우를 표했다.

특히 7명의 영웅들은 모두 북한 장진호 지역에서 발굴됐다는 의미도 있다. 장진호 전투가 있었기에 흥남철수작전이 가능해 피난민 20만명을 구출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의 부모의 고향은 함경남도 흥남으로,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배'(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거제로 피란한 피란민이다.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의 친·외가 8촌까지 가능하며, 전국 보건소나 군병원에서 신청을 하거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방문해도 가능하다. 전화나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유전자 채취키트를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유해발굴감식은 현재 신원확인이 안된 발굴 유해와 유가족 유전자를 비교 분석해 결과를 통보해줄 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DB)화를 통해 새로운 유해가 발굴될 때마다 지속적으로 비교 분석하게 된다.

그동안 정부는 1만명이 넘는 국군 유해를 발굴했으나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49명에 불과하다.

한편 전날 진행된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가 저녁 시간대에 개최된 이유에 대해 '북한의 눈치보기' 등 추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핵심 관계자는 그 배경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공군 수송기로 유해가 봉환돼 왔기 때문에 일단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장소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21일 귀환 영웅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해 박재민 국방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 봉환유해인수단과 공군의 최신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00)를 미국 하와이 현지로 보냈다. 국군 전사자 유해는 승객 좌선에 안치돼 24일 오후 4시경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뒤 공군 전투가 6대의 엄호 속에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일몰 후 행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당초 공군 활주로에서 행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야외에서 행사를 할 경우 더운 날씨가 고령의 참석자와 참전용사들에게 무리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비가 내리는 날씨를 고려해 격납고에서 일몰 후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6·25전쟁 행사 최초로 일몰 시간에 개최됐다.

이에 대해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날 "국가보훈처는 이번 행사의 장소와 시간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6·25참전유공자회,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등 관련 보훈단체에 사전 설명했고, 의견 청취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전날 기념사에서 "우리 군은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있다"라며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포괄적 안보개념'을 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지난 2일 문 대통령은 중장 진급자 16명의 삼정검에 수치를 수여하면서 "오늘날의 안보 개념은 군사적 위협 외에 감염병이나 테러, 재해 재난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위협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여러분들은, 전통적이지 않은, 이런 포괄적 안보 위협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주역임을 인식하고 각오를 다져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포괄적 안보개념으로 변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과 맥락이 같은 연설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등을 특정해서 한 연설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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