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조국 땅 밟은 전사자 147명…남북미 협력 25년의 성과

北전투지역서 발굴·한미공동감식 작업 등 거쳐
발굴된 1만543구 유해 중 신원확인은 149명뿐…"유족들 DNA채취 참여 절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봉송되는 국군전사자 유해를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0.6.26/뉴스1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가 70년 만에 6·25전쟁 임무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배경에는 북미 간 대화, 북미 간 유해발굴사업, 한미 공동감식 등 남북미 협력의 25년 여정이 담겨 있다.

문재인 정부는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발굴 및 봉환사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마지막 한 분의 유해를 찾을 때까지 노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유가족 DNA 시료채취가 절실하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26일 오전 춘추관에서 25년간 과정을 설명했다.

시작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초 북한이 개천시, 우산군, 장진호 일대에서 4년간 단독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208개 상자를 미국 국방부 내 DPAA(전쟁포로 및 유해발굴 감식국)로 송환했다.

이에 미국은 6·25전쟁에서 희생된 미국 전사자를 직접 찾기 위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북미 유해공동발굴 사업(JRO)을 시작했다. 미국은 육해공군 178만9000명이 참전해 전체 참전용사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북한 개천시·우산군·장진호 지역은 미군이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해 대규모 사상자를 냈던 작전 지역이기도 하다.

미국은 2010년 국방부 DPAA에서 '코리아 워 프로젝트'(KWP) 전담팀을 구성했다. 2011년 한미는 공동으로 22개의 개체에 대해 감식을 하고 이 중에서 우리 국군 전사자 12구를 확인했다. 국군 전사자 12구는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주관으로 성남 비행장에서 국내 봉환행사를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12구 중 4구에 대한 신원이 확인됐다.

2015년 2차 한미 공동감식에서는 21개의 개체에 대해 감식을 했고, 이 중 국군 전사자 15구가 2016년 4월28일 한미연합사령부와 국방부 장관이 주최한 봉환행사를 통해 봉환됐다.

2017년 3차 한미 공동감식에서는 유해의 샘플을 추출한 '시료' 226개를 인수해 검사했고, 2018년 4차 한미 공동감식에서는 226개 시료에서 모은 71개의 개체를 감식했다. 그 결과 국군 전사자 65구 봉환이 결정됐고,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10월1일 성남 비행장에서 유해가 고국 땅을 밟았다.

네 번에 걸친 한미 공동감식, 세 차례의 유해 송환을 통해 총 92구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으며, 이 중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5구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1994년 미국이 북한에서 받은 208개의 유해 상자에서도 국군 전사자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2017년 한미 공동감식을 연계한 '코리아 208'(K208) 사업을 미국과 협의를 시작했다. 208개의 상자에서 209개의 시료를 인수받아 한미공동감식 작업을 통해 70명의 국군 전사자를 찾았다. 이 중 신원확인이 된 유해는 1구다.

이와 별개로 2018년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합의사항에 따라 북한은 단독으로 유해 55개의 상자를 발굴(코리아 55·K55 사업)했다. 이 역시 미국으로 송환돼 한미 공동감식이 이뤄졌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77구의 송환이 확정됐다. 이 중 신원확인이 된 유해는 6구다.

K208사업과 K55사업으로 찾아낸 총 147구의 국군 전사자 유해가 전날(25일) 함께 고국의 땅을 밟게 된 것이다.

윤재관 부대변인은 "현재 북한지역에서 확보할 수 있는 국군 전사자의 유해는 모두 봉환됐다"라며 "25년에 걸친 긴 역사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들의 유해함에 참전기장을 수여한뒤 참석자들과 묵념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0.6.26/뉴스1

그동안 정부는 국군 유해 1만543명을 발굴해 국립현충원 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보관 중이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49명에 불과하다.

전날 돌아온 고 김정용·김동성·박진실·정재술·최재익·하진호 일병, 오대영 이등중사 등 7명의 국군 전사자는 가족들의 DNA 시료채취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청와대는 6·25전사자 신원확인은 유가족 DNA 확보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36개 부대 연인원 10만명을 투입해 전국 70개 지역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재관 부대변인은 "정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더 많은 DNA 시료채취에 참여하기를 강력하게 소망하고 있다"라며 "어렵게 발굴해서 모셨는데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리지 못한 이유가 DNA 확보율이 낮으면 (신원 확인)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한 분의 유해를 찾을 때까지 유해발굴사업과 관련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ilverpa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