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 한반도, 문대통령이 나설 순간…6·15 20주년 주목

김여정 '대남비난' 담화, 남북통신연락선 차단에도 靑 아직은 '신중'
'자주적 해결' 합의한 6·15선언 20주년 맞아 '대북메시지'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9월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고 대남(對南) 비난 수위를 높이며 남북관계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번 달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및 6·25전쟁 70주년을 계기로 대북 메시지를 통해 나름의 해법을 강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1면 논설을 통해 "세계와 민족앞에 약속한 력사적인 선언을 파기하고 군사합의서를 휴지장으로 만든 이번 사태는 분명 북남관계를 깨뜨리려고 작심하고 덤벼드는 우리에 대한 도전이고 선전포고나 같다"며 거듭 남측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에는 문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못하다는 내용의 기고문이 실리기도 했다.

리영철 평양시 인민위원회 부원은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평양과 백두산에서 두손을 높이 들고 무엇을 하겠다고 믿어달라고 할때같아서는 그래도 사람다워 보였고 초불민심의 덕으로 집권했다니 그래도 이전 당국자들과는 좀 다르겠거니 생각했었다"며 "지금보니 다르기는커녕 오히려 선임자들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장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대북전단(삐라) 살포 문제를 들어 금강산 관광시설 폐기,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 연락사무소 폐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4일 뒤인 8일 김 제1부부장은 남북간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고, 대남 사업 방향을 '대적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결정했다.

이를 두고 남북 관계가 '전쟁 위기'까지 언급되던 2017년 수준, 즉 '평창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평창동계올림픽 직후인 2018년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대북특사단으로 북한을 방문해 얻은 성과 중 하나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지난 4일 "대북 전단은 백해무익하다. 안보의 위해를 가져오는 행위에 대해선 앞으로 정부가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이후 북한의 비난이나 대응에 추가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 이후 질답 과정에서 "남북철도 연결,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이산가족 상봉 등 기존 제안은 모두 유효하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우리의 제안을 북한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나갈 예정"이라고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한 뒤로 더이상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다.

섣부르게 입장을 냈다가 문제를 키우기보다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한 뒤 신중하게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통일부가 대응해야 한다' 혹은 '북한 선전매체의 비난에 청와대가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침묵을 이어가고 있지만 남북 간 핫라인이 두절되고 '백두혈통' 김 제1부부장까지 나서 남측을 비난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인 만큼 곧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정리하고 대책을 제시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오는 15일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문 대통령이 20주년 메시지와 함께 한반도 상황을 진단하고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6월15일 평양에서 만나 '통일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오는 25일 6·26전쟁 70주년을 맞아 북한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제안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한 '독자적 남북협력 추진'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여건이 좋아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우리는 현실적인 제약 요인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