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최근에도 이재만·안봉근과 통화"

YTN 인터뷰서 "문건 논란 입장 얘기하겠다 통보하고 대응 요구"

세계일보는 지난 11월 28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모 경정이 지난 1월 청와대 재직 중 작성했다는 문건을 공개했다. ⓒ News1 조희연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최근에도 이재만·안봉근 등 청와대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2일 보도된 YT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문건) 사건이 터지고 (이 비서관 등과) 통화했다"며 "왜 이렇게 자꾸 문제가 불거지는지 '이젠 나도 다른 얘기 좀 해야겠다', '내 입장을 얘기해야겠다'고 확실히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인물로서 최근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여권 인사 10명과 주기적으로 만나 국정 운영에 관한 사항을 보고받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說) 유포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청와대 내부 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됐다.

그러나 정씨는 해당 보고서 내용을 극구 부인하며 이를 보도한 세계일보 등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

정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도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 대체 왜 이런 문건이 나오게 됐는지 물어봤다. 난 모르지만, 혹시 (보고서에 나온) 10명이 자기들끼리 모인 적이 있냐고 오히려 물어봤다"면서 "그쪽 '3인방'도 이제 할 수 있는 걸 하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3인방'이란 박 대통령을 국회의원 시절부터 보좌해온 이재만·안봉근 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등 3명의 청와대 비서관을 말한다. 이들은 정씨가 처음 발탁해 박 대통령에게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씨는 또 지난 4월에도 이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선 올 3월 자신이 사람을 시켜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을 미행토록 했다는 '시사저널' 보도와 관련해서였다고 설명했다.

YTN에 따르면, 정씨는 박 회장 미행 논란과 관련해 조응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하려고 했지만 연락이 안 돼 이 비서관에게 연락을 부탁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응천 전 비서관도 이날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비서관이 자신에게 정씨와의 통화를 권유한 사실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비서관은 올 7월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당시 "(정씨를 마지막으로 만난 게) 2003~4년"이라고 답변하는 등 오랜 기간 정씨와의 접촉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혀온 터여서 야권 일각에선 정씨와의 통화 사실을 두고 이 비서관의 '위증'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이 비서관과 정씨 간의 통화 등 관련자들의 언론 인터뷰 내용에 대해 "검찰 수사에서 진위가 다 밝혀질 것"이라며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한편 '3인방' 중 다른 한 명인 정호성 비서관은 지난달 30일 보도된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씨와의 연락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인간적인 정을 생각하면 (내가 정씨에게) 연락이라도 한 번 했어야 했다. 하지만 괜히 말이 나올 것 같아 연락하지 않은 거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최근호에서 정씨 관련 보고서의 작성자인 박모 경정이 지난 3월 "정윤회가 이재만과 안봉근을 통해 그림자 권력 행세를 한다고 들었다. 정호성은 컨트롤이 잘 안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ys4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