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마친 朴, 향후 정국 해법 주목
野 '국정원 등 대선개입 의혹' 특검 요구엔 일단 '無반응'
경제 등 정책현안 점검 및 푸틴 방한 준비에 집중하는듯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박 대통령의 순방기간 국내에선 야당인 민주당이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정부기관과 군(軍)의 지난해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구하는 한편, 정기국회 의사일정까지 '잠정' 중단키로 하는 등 얼어붙은 정국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아직 야당의 주장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미 국정원 등의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의지를 밝힌 데다, 특검 도입은 기본적으로 국회가 판단할 몫이란 점에서 "따로 입장을 내놓을 만한 일이 아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이 국정원 등의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 문제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비롯한 주요 법안 처리를 연계할 조짐을 보이는 등 청와대를 향한 '압박'을 계속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여론추이 등에 따라 청와대가 직접적인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 또한 제기되고 있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일체의 외부 공개일정 없이 그동안의 순방 성과를 정리하는 한편, 관련 수석비서관실 등으로부터 순방기간 발생한 국내 현안 등에 관한 보고를 받으며 하루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어제(9일) 아침에 귀국한 이후 많이 고단할 텐데도 오늘 아침부터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현안 등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일부터 8일 간 진행된 프랑스, 영국, 벨기에 등 유럽 순방을 통해 올해 예정됐던 해외에서의 정상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청와대는 일단 박 대통령의 이번 유럽 순방기간 이뤄진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엘리오 디 루포 벨기에 총리, 그리고 헤르만 반 롬푸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 및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철저한 사전준비 등을 통해 정상 간 상호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와 상대국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박근혜 식(式) 세일즈 외교'를 보여줬다고 자평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등 우리 정부의 국정과제 기조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한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 필요성을 양국 간 각종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시현했으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시아 평화 협력 구상' 등 우리 정부의 통일·외교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도 EU 등 각국 정상들의 이해 및 지지를 확보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 5월 미국 방문 이후 계속된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와 마찬가지로 이 같은 외치(外治) 영역에서의 성과와는 별개로 내치(內治) 영역에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돈 양상이 계속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 대통령과 함께 선거에 임했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경우 최근 통진당에 대한 정부의 정당 해산 심판 청구 등과 관련, 공개 석상에서 박 대통령을 '박근혜씨', '박근혜 공주' 등으로 지칭하면서 '독재자'란 비난을 퍼붓고 나섰다.
게다가 국정원 등의 지난해 대선개입 의혹사건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사과 문제를 놓고 여권과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해왔던 민주당은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과 함께 국회 내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를 요구하며 이에 대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같은 국내 정치상황에 대해선 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차 출국 전과 마찬가지로 "여야 간 정쟁(政爭)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선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11일 열리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가 박 대통령 주재가 아닌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진행되는 것 또한 이 같은 내부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해외순방과 휴가 기간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매주 월요일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와 함께 매주 화요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번갈아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통해 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국정원 문제 등과 관련한 야당의 공세가 가열된 이후 박 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회의는 유럽 순방차 출국 전인 지난달 31일, 그것도 인도네시아·브루나이 순방을 앞두고 있던 지난 9월30일 이후 한 달 만에야 열렸다. 또 오는 12일 국무회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訪韓) 준비 등을 이유로 총리 주재로 열릴 계획이라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2~13일 이틀간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하며, 이 기간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주변에선 박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반드시 국민에게 정확히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게 있다면 묻겠다"고 공언한 사실을 들어 이후 야당의 특검 요구 등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추가적인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음을 들어 "그 전까지는 다른 국내 정치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도 "박 대통령이 국내 정치현안에 대해 우회적으로나마 언급한다면 그 시기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일정, 그리고 신임 정부 인사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는 오는 11일부터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11~12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12일),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자(13일)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또 14일엔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에 대한 국회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방한 기간 한·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발전 방향과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 양국 간 실질 협력 방안, 문화·인적교류 활성화 등을 두루 논의할 예정이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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