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정상회의 폐막… '多者 무역체제 지지' 선언문 채택

"보호무역조치 동결 2016년까지 연장… 기존 조치는 철회" 재확인

(발리=뉴스1) 허남영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이번 회의에 참가한 21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들은 이날 오후 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면서 △다자(多者) 무역체제 지지 및 '보고르 목표' 달성 △역내 지역 간 연계성 제고 △형평성 있는 지속가능 성장 등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상선언문을 채택했다.

'보고르 목표'란 지난 19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제2차 APEC정상회의 당시 회원국들이 '역내 선진국의 경우 2010년까지, 또 개발도상국들에 대해선 2020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를 이행하자'고 합의한 사실을 말한다.

이와 관련, APEC 회원국 정상 및 대표들은 선언문에서 "보고르 목표를 달성키 위한 지난 19년 간의 노력이 아·태 지역에 번영을 가져왔다"면서 특히 "다자 무역체제와 개방적 지역주의를 위한 APEC의 협력이 빈곤을 완화하고 신흥국 경제를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정상들은 "(그러나) 세계 경제의 느린 회복, 아·태 지역 성장의 하방위험 등을 고려할 때, 일자리 창출, 빈곤 완화,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폭넓은 협력이 시급하다"면서 "새로운 무역·투자 장벽을 도입하려는 시도를 저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조치 동결(standstill)을 오는 2016년까지 연장하고 기존의 보호무역조치를 철회(rollback)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 같은 내용을 이번 선언문에 담았다.

박 대통령도 회의 첫날인 지난 7일 '다자 무역체제 강화를 위한 APEC의 역할(APEC's Role in Strengthening the Multilateral Trading System)'을 주제로 한 회의 첫 번째 세션 선도발언을 통해 그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또 APEC 회원국 정상들은 2010년 일본 요코하마(横浜)에서 열린 제18차 회의 당시 제시됐던 △균형성장 △포용성장 △지속가능 성장 △혁신성장 △안전성장 등 요코하마 정상회의 비전 달성을 위한 노력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상들은 아·태 지역의 경제통합과 역내 무역·투자 확대, 연계성 증진, 양질의 일자리 창출, 협력 증진에 의견을 같이하면서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정책 대화를 통해 FTA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투명성 증진과 회원국들의 역량 강화 또한 도모키로 했다.

아울러 APEC 회원국 정상 및 대표들은 이번 회의에서 '다자 무역체제에 대한 APEC의 확고한 지지가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진전에 기여할 것'이란 인식 아래 다자 무역체제와 오는 12월 발리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담은 별도의 정상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또 역내 국가 간 제품·서비스·자본·인력의 효율적 이동에 필요한 조치 등에 대한 사항을 담은 'APEC 연계성 프레임워크'와 '인프라 개발·투자 다개년 계획' 등 2개의 선언문 부속서도 마련됐다.

역내 경제와 시장 간 연계를 강화키 위해 각국 정상들은 오는 2015년까지 환경상품 관세를 5% 이하로 인하키로 한 약속을 보다 확실히 이행키로 했고, 지속가능한 투자 활성화 차원에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및 민간 부분과의 협력을 강화해나간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역내 국가 간 연계성 강화를 위해선 내년(2014년)까지 무역장벽 제거, 교통망 강화, 규제 일관성, 국경 간 교육 및 인적 이동 원활화 등을 위한 작업에 착수키로 했고, 인프라 개발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APEC 전문가 패널 및 민관협력사업(PPP) 센터도 시범 설립, 운영키로 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외에도 '여성의 경제 참여가 기업의 성과와 경제 성장에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APEC 활동에서도 양성 평등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APEC 회원국 정상들을 위한 공식 민간 자문기구인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협력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제22차 APEC 정상회의는 내년에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nyhu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