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경제 어려울수록 개방 확대하고 교역 증진시켜야"

8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자무역체제' 중요성 강조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BICC 에서 열린 2013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에서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2013.10.6/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발리=뉴스1) 허남영 기자 =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경제가 어려울수록 모든 국가들이 합심해 개방을 확대하고 교역을 증진시킬 때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현지 자카르타 포스트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지류',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를 '강',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의 다자무역체제를 '바다'에 비유하면서 "궁극적으로 세계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APEC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APEC 회원국들이 당면한 '저성장과 고실업' 대책으로 제안한 '창조경제'를 언급하면서 창조경제가 한국은 물론 APEC 회원국들에게도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유럽 및 미국의 경제침체의 대응 방안으로 △국제금융시장 불안 최소화 △투자환경 개선,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APEC 회원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개선 △무역자유화의 가속화 노력을 지적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현재 수많은 자유무역협정과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APEC의 미래를 어떤 모습으로 보십니까.

▶현재 많은 자유무역협정과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이 체결되었거나 논의 중인데, 그만큼 세계 무역자유화를 위한 APEC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논의 중인 TPP, RCEP 등 지역협정이‘지류’라면 APEC 전체 차원의 무역협정인 FTAAP는‘강’이라할 수 있고,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체제는‘바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갈래 지류가 모여 강을 이루고 바다에서 합쳐지듯이 APEC 역내의 다양한 지역무역협정이 조화를 이루면서 FTAAP 체결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세계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APEC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는 APEC이 이미 다른 형태의 회의에서 다뤄지는 전략, 정치, 안보 등의 문제를 다루지 않고, 그 대신 경제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PEC이 목표로 삼고 있는 아태지역의 경제발전과 통합은 역내 평화와 안정이 뒷받침이 될 때 가능합니다.

그래서 APEC 회원국들은 무역자유화 증진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테러·전염병 예방·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왔습니다.

-APEC 지도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이처럼 긴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습니까.

▶APEC은 세계 인구의 39%, 세계 GDP의 58%를 차지하고 있어서 영향력이 매우 큰 만큼, 국제사회 현안을 해결하는데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9.11 테러나 인도양 지진해일, 세계 식량가격 폭등 등의 현안이 발생했을 때도 APEC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결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시리아나 이집트 등 다른 지역의 분쟁 문제들을 APEC에서 직접적으로 다루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간 구축해온 APEC의 탄탄한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논의해 나가면서 세계 평화에 기여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APEC이 세계경제를 강화하고 최근 유럽․미국의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세 가지 과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APEC 역내 선진국들은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신중하게 조정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둘째, APEC 회원국들은 투자환경 개선,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각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해 가야 합니다.

셋째, 역내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막고 무역자유화를 향한 노력을 가속화하는 것입니다.

-이번 APEC회의에서 한국이 제안코자 하는 새로운 구상이 있는지, 또는 기대하는 성과는 무엇입니까.

▶우선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보고르 목표 달성’에 대한 정상들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APEC 연계성 프레임워크’와‘인프라 투자개발 다개년계획’이 승인되어 역내 경제통합을 견인해 갈 지침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정상회의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인데, 한국은‘창조경제’를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창조경제는 경제주체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IT를 접목하고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촉진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발전 패러다임입니다.

창조경제가 한국은 물론 APEC 회원국과 세계경제의 지속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유효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무역 자유화에서 보호무역주의로 추세가 일부 변화하고 있는 점을 목격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APEC 회원국 사이에서도 이런 현상을 보십니까. 그렇다면 그 대응방안은 무엇인지요.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보호무역주의의 유혹을 받기가 쉬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관세장벽 등 일부 보호무역조치 움직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교훈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모든 국가들이 합심해 개방을 확대하고 교역을 증진시킬 때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막기 위한 회원국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입니다.

nyhu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