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다자무역체제 든든한 후원자 돼야"

APEC 정상회의 첫날 '선도발언'에서 자유무역주의 옹호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 거듭 천명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실현 위해선 '정보 공유, 투명성' 강화돼야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BICC 에서 열린 2013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에서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3.10.7/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발리=뉴스1) 허남영 기자 =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APEC 회원국들은 다자 무역 체제가 계속 발전될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소피텔 발리 누사두아 비치 리조트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첫날 세션에 참석, '다자무역체제 강화를 위한 APEC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선도발언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들어 지역주의가 확산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 차원에서 무역자유화와 무역규범을 강화하고 보호주의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WTO(세계무역기구)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체제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금과 같이 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교착상태가 계속되면 WTO가 세계무역 자유화를 계속 보장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 있고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신뢰도 손상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금년 말 이곳 발리에서 개최되는 WTO 각료회의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APEC 정상 차원에서 WTO 무역협상의 진전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며 "한국은 발리 WTO 각료회의가 세계를 향해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보내는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WTO 각료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도 거듭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어느 나라든 경제가 어려워지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려는 유혹을 받게 되지만, 우리가 과거 역사로부터 얻은 귀중한 교훈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 경제회복은 더 늦어진다는 것"이라며 "보호무역 조치는 작은 것이라도 함께 경계해야 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호무역주의 동결조치를 2016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약속을 환영한다"며 "동결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WTO 등 국제기구를 통한 제도적인 메커니즘을 구축해서 효과적인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APEC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지역통합 논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투명하게 (논의가) 이루어지고 모든 나라들이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를 큰 강에 비유하면서 통합을 위한 상호 정보 공유와 투명성 강화 노력이 FTAAP를 실현하는 여건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FTAAP 달성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히는 회원국간의 FTA 추진역량 격차를 해소하는 노력도 활발히 해나가야 한다"며 "회원국들 간에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고 FTA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해 나가는 것은 FTAAP로 향해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hu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