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복귀해 초과근무 '꾹'…지방정부 협력관 2.7억 부당집행
권익위, 협력사무소 110곳 조사…68곳·125명서 예산 부적정 집행·수령
골프장에 관용차·자택 출퇴근도 출장 처리…부당액 환수·징계 요구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지방정부 협력관들이 술을 마신 뒤 사무실로 돌아와 퇴근시간을 입력해 시간외근무수당을 받거나 골프장을 방문하면서 공무용 차량을 사용하는 등 2억7000만 원이 넘는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하거나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회 및 중앙행정기관과의 정책·예산 협의 등을 위해 협력사무소를 운영하는 110개 지방정부의 지난해 예산집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68개 협력사무소 125명이 총 2억7310만 원 상당의 예산을 부적정하게 집행하거나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가장 많은 부당 집행액이 적발된 항목은 '시간외근무수당'이었다. 28곳 37명에서 총 1억2295만 원 규모의 부당 수령 사례가 확인됐다.
24개 지방정부 협력관은 저녁 식사 또는 음주 후 늦게 사무실로 복귀해 퇴근시간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시간외근무수당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별도 사무실 없이 관사에서 근무하는 점을 이용해 매월 상한선인 57시간까지 수기대장을 작성해 수당을 청구한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부당하게 수령한 금액은 총 3047만 원이었다.
출장여비를 부당하게 챙긴 사례도 15곳 19명, 총 1011만 원 규모로 적발됐다. 한 협력관은 별도 증빙 없이 매월 60만 원씩 1년간 총 724만 원의 출장비를 받았다. 자택 출퇴근을 출장으로 처리해 여비를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공무용 차량을 사실상 개인 차량처럼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8곳 9명이 자택 출퇴근과 주말 이동, 골프장 방문 등에 공무용 차량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 91회에 걸쳐 3만2458㎞를 운행했으며 관련 금액은 550만 원이었다.
한 협력관은 근무시간 중 서울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해 강원 춘천과 경기 강화 소재 골프장을 12차례 방문하면서 공무용 차량을 무단 사용했다.
명시적인 지급 근거 없이 임기제·기간제 협력관에게 주택보조비를 지급한 사례도 8곳 10명, 총 7920만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3개 지방정부는 채용 당시 이미 수도권에 거주하던 현지 임기제 협력관에게 개인 숙소 임차료로 총 4200만 원을 지급했다.
이 밖에도 관사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아파트 관리비 등을 예산으로 내거나 국회·중앙부처 공직자에게 축하 화분을 보내면서 사무실 환경정화용 식물을 구매한 것처럼 처리한 사례가 적발됐다.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쪼개기·심야 결제한 사례도 확인됐다. 한 협력관은 금요일마다 근무시간 중 서울 근무지를 벗어나 대전 소재 식당에서 지인과 식사하면서 6차례에 걸쳐 125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또 다른 지방정부에서는 50만 원 이상 결제 승인을 피하기 위해 같은 식당에서 8차례, 총 321만 원을 쪼개기 결제했다.
권익위는 조사 결과를 행정안전부와 해당 지방정부에 통보해 부적정하게 집행된 예산의 환수와 위반자 징계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협력관의 복무관리 강화 등 제도개선 대책도 마련해 관계부처와 지방정부에 통보할 예정이다.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은 "국회 및 중앙부처와의 협력이라는 본래 목적을 벗어나 원격지 근무라는 허점을 악용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부적정한 관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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