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전 정부 겨냥 '강압감사' 확인…최재해·유병호 등 수사 넘긴다
통계감사 수사요청서서 증거 불일치·증거 부족 220건 확인
개인휴대폰 복제본 검찰 임의 제공도…9명 고발·10명 중징계 요구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감사원이 전 정부 고위직 인사를 대상으로 한 통계감사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감사에서 강압적인 조사와 위법한 디지털포렌식, 증거가 부정확한 수사요청 등 감사권 남용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원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위원 등 10명을 국가수사본부에 수사참고자료로 넘기고 관련 감사팀에 대한 고발 및 중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감사원 국조특위 후속조치 TF는 27일 통계감사와 서해감사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에서 강압감사, 디지털포렌식 남용, 수사요청서 증거 부정합 등의 의혹이 제기되자 같은 달 29일 TF를 구성해 진상규명에 나섰다.
TF는 통계감사에서 윗선의 지시 등 원하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고압적인 언행으로 허위 진술을 강요하거나, 피감사자가 진술하지 않은 내용을 문답서에 허위 기재하는 등 끼워맞추기식 조사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개인 휴대전화에 대해서도 실시 요건에 맞지 않는 포렌식을 진행해 피감사자의 참여권 등을 침해하고 감사와 무관한 사생활 등 디지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요청 과정에서는 감사원의 고유한 증거 정합성 검증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수사요청서가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압적인 조사를 통해 사실과 다르게 수집한 증거나 당사자 확인이 없는 제3자의 추측성 진술 등을 토대로 혐의사실을 작성한 사례가 확인됐다.
특히 통계감사 수사요청서에서는 삭제·수정된 진술이나 실제 진술과 다르게 인용한 사례 등 증거 불일치가 51건, 행위자 확인 없이 제3자의 추측성 진술을 근거로 기재하거나 증거가 부족한 사례가 169건 등 총 220건의 문제가 확인됐다.
위법하게 수집한 개인 휴대전화 복제본을 폐기하지 않고 보관하다 검찰에 임의로 제공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와 무관한 자료 등이 포함된 복제본이 압수·수색 대상이 아닌데도 검찰에 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해감사에서도 강압적인 조사와 부적절한 디지털포렌식, 포렌식 복제본의 검찰 임의 제공 등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피감사자의 정당한 녹음 요구를 취소하도록 유도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하는 등 강압적인 조사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또 비밀로 관리해야 할 문답 녹음물을 분실한 사실도 확인됐다.
포렌식 과정에서도 최종 선별 수집이 끝나 폐기 대상이 된 포렌식 복제본을 임의로 보관하거나, 개인 휴대전화에 대해 실시 요건에 맞지 않는 포렌식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감사와 무관한 자료 등이 포함돼 폐기 대상인 포렌식 복제본을 대상 기관에 보관하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압수 대상이 아닌데도 임의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통계감사 및 서해감사 관련 전 감사원장 최재해, 감사위원 유병호, 전 사무총장 최달영 등 총 10명을 국가수사본부에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통계감사 감사팀 9명은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고발하고, 국장 1명 등 총 10명에 대해서는 파면·해임 등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서해감사 관련자 중에서는 징계 시효가 완성된 국장 2명 등 총 12명을 서면경고 조치했다.
감사원은 이번 조사 결과 강압감사와 증거조작, 사생활 보호 및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등 감사권 남용이 심각하게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정비와 직원 인식 제고 교육에 즉시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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