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전용 비행기지 6곳 중 5곳, 여객기 참사 원인 '철근콘크리트 로컬라이저'
감사원, 공군본부 정기감사…5곳엔 덮개 없는 지상 배수로도
형식적 유지비행 훈련 운영·항공종사자 음주측정 관리감독 미흡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공군 전용 비행기지 6곳 중 5곳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의 기초구조물이 규정과 달리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종단구역에서 착륙하는 항공기에 활주로 수평 중심선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12·29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사고 발생원인 중 하나로 '부러지기 어려운 로컬라이저'가 지목된 바 있다.
감사원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군본부 정기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공군본부는 군사기지법에 따라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경우 항공기와 탑승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착륙대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에 대해 안전관리를 하게 돼 있다.
국방부의 국방·국사시설기준과 미국 군사시설 설계기준 등에 따르면 착륙대 등에 항행시설물을 지표면에서 7.5㎝ 높게 설치할 경우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군 전용 비행기지 6곳의 안전관리 실태를 현장점검한 결과, 5곳의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의 기초구조물이 지표면에서 최대 120㎝ 높게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돼 있었다. 다른 5곳의 비행기지 착륙대 내에도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는 등 항행안전 위해요소가 확인됐다.
공군본부지침인 공군시설계획기준에 따르면 덮개가 없는 지상의 배수시설 및 구조물(무개 배수로)은 활주로 중심선으로부터 114.44m 이내에 설치할 수 없으나, 5곳의 비행기지에 설치된 무개 배수로가 이격기준 등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업무 전 음주측정 미실시자, 음주측정 기준치를 초과한 항공종사자가 그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조종사의 경우 음주측정을 자가점검하게 하면서 측정결과를 기록·관리하지 않는 등 관리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규정에 따르면 조종사, 관제사는 업무 시작 전 음주측정을 해 혈중알코올농도가 0.02% 이상일 때는 비행, 관제업무를 할 수 없고, 정비사는 관리자가 숙취 등을 확인해 작업투입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
확인 결과, 2025년 8월 관제업무를 수행한 관제사 연인원 6021명 중 음주측정을 하지 않은 연인원이 2236명(37.1%)에 달했고, 2025년 2~8월 음주측정 기준치를 초과한 9명이 측정 오류 등의 사유로 관제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종사의 경우 음주측정을 자가점검하게 하면서 측정결과를 기록하거나 관리하지 않고, 정비사는 음주측정 없이 자진신고로 운영하는 등 관리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7월~2023년 6월 사이 3명의 정비사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으나 추정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상태에서 정비업무를 수행한 사례도 확인됐다.
아울러 최소 비행숙련도 유지를 위한 유지비행을 주기종 등으로 하지 않거나, 비행시간 30분 미만의 형식적 비행이 많아 훈련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4년간(2021∼2024년) 실시한 유지비행의 적정성을 점검한 결과, F-15K 조종사는 모두 주기종으로 유지비행이 가능한데 1673회 중 628회(37.5%)만 주기종으로 실시하는 등 전투임무기 조종사가 주기종 또는 유사기종으로 유지 비행한 실적이 42.9%에 불과했다.
전체 유지비행(총 1만 2988회) 중 비행시간 30분 미만의 비행이 3589회(27.6%)에 달하는데도 3043명에게 유지비행 수당 계 67억 원을 지급하는 등 유지비행 제도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지비행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확인서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2021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유지비행을 하지 않은 47명에게 수당 5729만 원이 부당지급된 것도 드러났다.
국토교통부가 관리 중인 한 비상활주로에 불법 주차, 비닐하우스, 전봇대 설치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군이 2015년 이후 이착륙 훈련은 못하고 접근훈련만 실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항공기와 조수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조류탐지레이다 도입 계획을 세웠으나 2014년 한 비행기지만 설치 후 추가 도입하지 않았고, 비행기지 주변의 조수유인 환경이나 시설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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