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장터 의무구매 물품, 시중가보다 최대 3배 비싸…혈세 줄줄
감사원 조달청 감사…42% 제품가 최소 20%~최대 297% 높아
혁신제품, 특허권 소멸에도 유지…저가 수입품이 국산 둔갑도
-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다수공급자계약(MAS) 제도에 따른 고가 납품, 혁신제품·우수제품 지정 부실, 수의계약 남용 등 공공조달 전반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감사원은 19일 '조달청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공공조달 제도의 실효성 저하 원인으로 경직된 제도 운영과 관리 부실을 지목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연간 감사계획에 따라 4~5월 실시됐으며, 총 18건의 제도개선과 주의요구 조치가 내려졌다.
감사 결과, 공공기관이 조달청 쇼핑몰(나라장터) 물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한 다수공급자계약(MAS) 제도가 오히려 고가 납품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370개 제품을 표본 분석한 결과, 42%인 157개 제품이 시중가보다 최소 20%에서 최대 297%까지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업체는 설치 조건이나 규격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가격 비교를 회피하며 고가 납품을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달청은 전체 등록 제품의 약 98%에 대해 가격 모니터링조차 하지 못하는 등 관리 역량에도 한계를 보였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공공기관의 79%가 의무구매 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조달 가격이 시중보다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제품 지정제도 역시 취지와 달리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일부 부처는 이미 판매 이력이 있는 상용품을 혁신제품으로 지정해 수의계약 혜택을 제공했고, 특허권이 소멸한 제품도 지정 취소 없이 유지되는 등 사후관리도 미흡했다.
우수제품 제도에서도 특정 기업의 독과점과 저가 수입산 제품의 '국내산 우수제품 둔갑' 문제가 확인됐다.
일부 품목은 수의계약 비중이 90%를 넘는 등 시장 경쟁이 사실상 제한됐고, 중국산 제품을 단순 가공해 고가로 납품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이와 함께 입찰 후 중도 포기에 대한 제재 규정이 삭제된 이후 입찰 포기 건수가 12배 이상 급증하고 낙찰가액은 7배가량 상승하는 등 입찰 질서도 흔들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운영 측면에서도 위법 소지가 확인됐다. 조달청은 법적 근거 없이 특정 대학 산학협력단에 내부 정보시스템 유지관리 업무를 수의계약으로 맡기고, 총 452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는 계약 내용과 달리 소속 직원이 아닌 다른 업체를 고용해 외부 인력을 투입하는 등 부실 수행 정황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재정경제부(구 기획재정부)와 조달청에 대해 MAS 의무구매 완화, 혁신제품 지정 기준 정비, 우수제품 관리 강화, 입찰제도 개선 등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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