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주의를 돌로 쳐 죽일 수 없다"…이호선 위원장 직격

이호선, 블로그에 성경구절 인용하며 "들이받는 소, 돌로 쳐 죽여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군인 재해보상법 개정 촉구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2025.12.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홍유진 손승환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민주주의를 돌로 쳐 죽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당무감사회의가 끝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글을 게시했다.

이는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전날 블로그에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을 두고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블로그에 "소가 본래 받는 버릇이 있고 그 임자는 그로 말미암아 경고를 받았으되 단속하지 아니하여 남녀를 막론하고 받아 죽이면 그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고, 임자도 죽일 것"이라는 구약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그는 "위험성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했다면, 그 결과는 더 이상 사고가 아니라 예견된 재난이다"라며 "경고를 받았다는 것은 앎의 문제다. 단속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지의 문제"라고 적었다.

이어 "소유에는 관리의 의무가 따른다. 그리고 그 관리의 첫 번째 원칙은 타인의 안전"이라며 "일이 아무리 중요해도, 생산성이 아무리 절실해도, 공동체의 안위보다, 이웃의 안전보다 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경고를 받았다면, 지금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글이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을 논의하기 위한 당무감사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게시되면서 정치권에선 사실상 한 전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글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이 위원장은 의도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식적으로 그럴 리 없다. 창세기부터 쭉 계속해 오던 것이다. 너무 정치적인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해 "(당원 게시판 사건은) 지금 조사 과정에 있기 때문에 자료를 확인하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서버 확인을 마쳤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거기까진"이라며 "당내에서 할 수 있는 절차는 다 밟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제가 말씀드릴 순 없다"고 설명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