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협력업체 미지급금 2년간 248억→1682억 급증
감사원, 87개 공기업·준정부기관 대상 결산·회계감사 실태 분석
14개 기관서 동일 이사가 6년 연속 같은 기간 감사…'독립성' 위반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감사원이 공공기관 결산 및 회계감사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협력업체 한전KPS의 미지급 공사대금이 2021년 248억 원에서 2023년 1682억 원으로 급증해 경영난을 초래했음에도 지연이자조차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감사원이 지난해 11월4일부터 12월6일까지 20일간 87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결산·회계감사 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수원은 발전설비 공사·용역 대금 지급을 고의로 지연하고, 비용과 부채를 제때 반영하지 않았다.
2023 회계연도 당기순이익 개선을 목표로 수선유지비 예산을 축소 배정하면서,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계약기간을 잇따라 연장하는 방식으로 미지급액을 누적시켰다. 건설 중인 자산 15조 원 중 859억 원도 완공 이후 자산 대체를 하지 않거나 당기 비용을 잘못 계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다른 공공기관의 경우 △회계감사인선임위원회 운영 △감사인 선정 기준과 독립성 확보 △감사시간 관리 등도 부실했다고 봤다.
공공기관 감사인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 장치가 미흡하고 회계처리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 감사시간 역시 관리가 허술해 65개 기관은 사전 산정 없이 감사인을 선정했고, 35개 기관은 감사시간 협의조차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 50개 기관은 감사계약에 회계 자문을 포함시켜 독립성 저하 우려가 있었고, 14개 기관은 동일 이사가 6년 연속 같은 기관을 감사하는 등 규정을 위반했다.
가령,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분 100%를 보유한 '새출발기금'을 2022년에는 종속기업으로 분류했지만, 2023년 결산에서는 연결 대상에서 제외해 1208억 원의 순손실을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감사원은 새출발기금에 대해 지분법 적용 또는 종속기업으로 분류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도록 통보했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발전사업자로부터 수령한 송전 접속설비 사용자부담금 869억 원을 공사부담금으로 대체하지 않고 선수금으로 남겨둬 재무제표 오류를 초래했다. 또한 종속회사로부터 받은 기술검토수수료 366억 원을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거하지 않아 이익잉여금이 과대 계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상당수 기관에서 선임위원회 권한과 기능이 불명확해 제안서 평가나 사후 승인에 그치고 있었으며, 회계 관련 부서가 평가 과정에 참여하는 사례도 있었다. 감사 품질과 직접 관련이 낮은 회계법인의 자산 상태나 등록 회계사 수를 주요 평가지표로 삼고,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회계 자문 계획까지 반영한 사례도 있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촉박한 결산·회계감사 일정과 미정착된 환경을 고려해 제재보다는 계도 위주로 처리했다"며 기획재정부 장관과 해당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장에게 결과를 통보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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