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관리·감독 부실하다…33곳 부채비율 80% 넘어
감사원 요양원 관리실태 점검, 불합리·비효율 19건 확인
115곳 보험수익자로 대표자 지정, 폐업시 대표자에게 귀속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정부가 노인요양시설(이하 요양원)의 부채, 운영충당적립금 운용 등을 부실하게 관리·감독해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33곳은 법령상 시설부채비율(80%)을 초과했고, 115개 시설은 보험상품에 가입하면서 보험수익자를 대표자, 또는 대표자의 자녀 등으로 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8일부터 9월6일까지 노인요양시설 운영 및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인 사항 19건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먼저 보건복지부의 요양원 부채에 대한 감독이 지적받았다. 2008년 7월 장기요양보험 제도 시행 이후 2018년 12월까지 492개 노인요양시설은 '메디컬론'이라는 금융상품에 가입해 '장기요양급여 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차입하고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한 요양원이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면 공단은 금융기관에 비용을 지급하고, 금융기관이 원리금 정산 후 남은 잔액을 노인요양시설에 준다. 회계처리기준에 따르면 요양원은 차입금을 '금융기관 차입금' 계정과목을 통해 세입처리 해야 하고, 차입금은 운영상 부득이한 인건비나 관리운영비에만 사용해야 한다.
메디컬론 구조에서는 요양원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장기요양급여비용만을 세입처리하는 등 차입금액과 사용 용도 등을 숨기기 쉽지만, 복지부는 2019년 8월까지 요양원에서 메디컬론에 가입해 자금을 차입하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2016년∼2018년 메디컬론에 가입한 요양원의 회계처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215개 노인요양시설의 대출금 1187억 원 중 79억원(6.7%)만 세입처리됐고, 차입금 시설 설립 당시 발생한 부채 상환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또 요양원은 시설 설치 외 목적으로 토지와 건물에 저당권을 설정하면 안되고, 시설 설치 목적으로 저당권을 설정할 경우 건설원가 또는 감정평가액 대비 저당권의 피담보채권 설정금액(시설부채비율)이 80% 이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번 감사에서 209개 요양원을 확인한 결과, 시‧군‧구가 시설부채비율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설치신고를 수리하는 등 33곳(15.8%)은 지정 당시부터 시설부채비율이 80% 이상이었다. A시설의 경우 2014년 6월 시설부채비율 79%로 기준을 충족해 노인요양시설로 지정된 후, 2014년 7월 신규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으로 시설부채비율이 98.8%로 기준을 초과했다.
운영충당적립금 적립·운용 감독도 부실했다. 요양원이 운영충당적립금, 퇴직적립금 등 적립금으로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는 현금화가 가능하고 원금 손실(조기 해지 시 제외)이 발생하지 않는 상품에 가입해야 하며, 대표자에게는 어떤 혜택도 돌아가서는 안 된다.
그런데 전국의 총 343개 노인요양시설은 시설을 계약자로 한 보험상품(피보험자는 대표자) 634개에 가입해 2019년 6월 말까지 적립금 계정으로 총 443억여원의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었다. 634개 상품 모두 '만기 도래' 또는 '대표자(피보험자) 사망·상해'의 경우에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으로, 적립금 지출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현금화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특히 시설이 폐업할 경우 보험금이 당초 적립목적에 사용되지도 않은 채 대표자 개인에게 귀속되는 문제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 115개 시설은 182개 보험상품에 가입하면서 보험수익자를 대표자, 대표자의 자녀 등 특정 개인으로 지정하고 2009년부터 2019년 6월 말까지 총 142억여원의 보험료를 시설회계 자금으로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는 노인요양시설이 장기요양급여비용채권 양도 관련 회계처리를 적정하게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시군구에서는 노인요양시설의 부채비율이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되는지 관리․감독하라고 통보했다.
또 복지부 장관에게 대표자 등 개인을 수익자로 지정한 보험상품은 수익자를 노인요양시설로 변경하게 하는 등 장기요양급여가 부당하게 낭비되지 않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jup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