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소 전 피의사실 공표 법률 근거 마련…인격권 보호
법제처, 수사·교정·치안 행정규칙 정비계획 국무회의 보고
- 최은지 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정부가 기소 전 피의사실 공표와 피의자에 대한 공개수배와 관련한 구체적인 법률 근거를 마련해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의 인격권 보호를 강화한다.
법제처(처장 김외숙)는 20일 수사·교정·치안 등 분야에서 인권보호를 위한 행정규칙 정비계획을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법제처는 수사과정에서 부당하게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행정규칙 규정을 삭제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법무부와 대검찰청, 경찰청 소관 행정규칙 중 14건을 정비과제로 선정하고 이 중 8건은 내년 상반기까지 우선 정비를 추진하기로 했다. 행정 규칙은 법체계 상 법률,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보다 아래에 있는 지침적 규정이다.
우선 수사과정에서 법률상 근거 없이 행정규칙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기소 전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법률 근거를 마련한다.
형법 제126조에 따르면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하면서 알게 된 피의사실을 기소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돼있다.
다만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과 경찰청 훈령인 '경찰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은 예외적인 경우 피의사실을 공개할 수 있게 돼있다. 또한 대법원 판례에도 일부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는 실정이다.
법제처는 2021년 12월31일까지 법무부와 경찰청 훈령의 상위법령 제·개정을 추진해 명시적으로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금지와 허용 근거를 마련하고 피의자의 인격권(명예권)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제처는 또한 법률상 근거 없이 경찰청 훈령인 '지명수배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이뤄지는 공개수배에 대해서도 내년 12월31일까지 상위법령의 제·개정을 추진한다.
공개수배의 경우 수배 대상자의 사진과 이름 등 인적사항과 범죄혐의 등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하고 대상자의 사회적 평가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인격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어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명확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용자의 알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는 신문·도서·잡지 구독 불허가와 구독허가 취소 등 지침도 내년 1월까지 삭제를 추진한다.
이밖에 발달장애인의 검찰 조사과정에서 보호자 등 신뢰관계인의 좌석 배치를 발달장애인의 시야가 미치지 않는 곳으로 제한하는 규정과 소년원에 수용된 보호소년의 통화 내용을 소년원장이 청취·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규정을 삭제할 방침이다.
김 처장은 "이번 행정규칙 정비의 취지는 인권침해가 발생하기 쉬운 수사·교정·치안 등 분야에서 국가 공권력으로부터의 부당한 인권침해를 예방해 인권을 사전에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선정된 과제에 대해서는 소관 부처가 적극적으로 정비를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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