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쪼개기·평가 몰아주기…지자체 건설사업 특혜 '백태'

감사원, 부산·경남지역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관련자 7명 징계요구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 = 특정업체와 임의로 구매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구매물량을 쪼개거나, 특정 건설공법과 그에 못미치는 다른 공법을 나란히 비교해 특정 공법이 돋보이도록 '몰아주기' 보고서를 만드는 등 지방자치단체가 건설업체들에 각종 부당한 특혜를 준 사실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24일 부산시청과 울산광역시청 및 산하 자치구·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추진한 건설사업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 건설본부 직원들은 도로건설에 쓰일 알루미늄제 교량난간을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구매하면서, 1억원 이상 물품의 경우 5개 이상 업체를 대상으로 '2단계 경쟁'을 진행하도록 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물품을 1억원 미만으로 분할, 특정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는 이를 통해 모두 3억4700만원어치의 알루미늄 교량난간을 2014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4차례에 나눠 특정업체로부터 구매했다.

감사원은 부산시가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디자인과 설계 규격이 동일한 다른 회사의 교량난간을 구매했다면 더 낮은 가격으로 구매계약을 체결, 모두 6900만원 상당의 예산을 아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울산시 직원들은 2012년 교량 건설공사(신명교)의 공법을 변경하면서 특정 A 공법이 유리하다는 내용의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도록 교량 설계업체에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설계업체는 해당 보고서에 A 공법과 함께 비교대상으로 당초 울산시 교량형식선정위원회에서 적용불가 판단을 한 공법, 위원회 심의는 거쳤지만 채택이 어려운 구조의 공법을 내세우는 등 일종의 'A 공법 몰아주기'가 이뤄졌다.

A 공법을 적용한 공사비는 실제보다 적게 책정돼 경제성이 부풀려지기도 했다.

울산시는 이같은 허위 내용이 포함된 설계업체의 평가보고서를 근거로, 설계 변경시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재심의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A 공법으로의 설계변경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설계변경 결정일로부터 불과 2주 전에 설립돼 시공실적도 없는 B사의 A 공법이 교량건설 공법으로 채택됐고, 14억2200여만원 규모의 특혜 공사계약이 체결됐다.

이외에도 이번 감사를 통해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미조치 △불합리한 문화재 발굴조사용역 수의계약 규정 △부적절한 각종 건설공사 설계 및 설계변경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감사원은 이같은 감사결과를 통해 부산시장과 울산시장 등에게 관련자 7명(3건)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주의·통보·시정 조치 등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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