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두 번째 대선 도전…90% 지지 힘 받아 '중도 확장' 큰 길로

민생 공약 중심…인사 등서 중도·보수 아우를 듯
공직선거법 항소심서 무죄 사법리스크 '해소'…'대법 선고' 이변 없을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전남농업기술원에서 농업과학기술진흥 간담회를 갖고 에너지자립형 온실을 둘러보고 있다. 2025.4.25/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본선에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이 후보는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지만 지난 대선 0.73% 차이 패배를 경험한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 속에 대선 레이스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사법리스크 부담까지 덜어낸 이 후보에게 있어 대선까지 한 달 남짓 기간 마지막 허들은 '중도 확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무죄 2심에 대한 최종 법적 판단에 돌입한 만큼 그 결과도 막판 변수로 남아 있다.

이 후보는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지역 합동연설회 이후 발표된 권리당원(50%), 국민여론조사(50%) 합산 결과 89.77%의 득표율로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 후보가 기록한 89.77%의 득표율은 진보와 보수 정당에서 치러진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및 당대표 선거를 통틀어 역대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당내 경선을 마친 이 후보는 이르면 이날 저녁 캠프 인선을 마친 뒤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한다.

당초 이 후보에게 있어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부담은 사법리스크였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한시름을 놓게 됐다.

최근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면서 긴장감이 커졌다. 다만 대법원이 파기자판(대법원이 기존 판결을 깨고 직접 판결)을 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파기환송을 할 경우 짧은 대선 전에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법 리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사법리스크 부담에서 다소 벗어난 이 후보는 남은 대선 기간 '중도 확장'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에서 중도층 표 확보는 승리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지금까지 발표한 공약 중에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등장했던 '기본 시리즈'나 '징벌적 배상' 등 진보 진영의 색채는 옅어졌다.

특히 '기본 시리즈'처럼 진보 진영이 내세웠던 핵심 어젠다를 치운 자리에 보수 색채가 강한 공약을 위치시키며 중도로 영토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기본 시리즈'가 빠진 자리에는 수백만 또는 1000만 명 이상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실감형 정책들이 자리한다. 아직 공약 발표 전이나 대표 시절 밝힌 배우자 공제 한도 등을 적용한 18억원까지 상속세를 내지 않는 세법 개정이나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을 위한 상법 개정 재추진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10일 국회를 통과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코인 과세 2년 유예 등 소득세법 개정안과 근로자 실질 임금을 갉아 먹는 근로소득세 기본공제 현실화 추진,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평가받는 부동산 정책으로부터의 탈피 전망 등도 이에 해당한다.

인사에서도 중도와 보수를 아우를 전망이다. 최근 보수 논객들과 접촉면을 늘린 이 후보는 대구·경북(TK) 출신 보수 인사인 권오을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캠프에 영입했다.

향후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며 전면에 나선 김상욱 의원을 영입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의 대화에서 "장관은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