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연 "나는 정치적 희생양, 정치논리에 굴복 않겠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가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거부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김 당선자는 기자회견에서 “문제투성이 진상조사보고서를 근거로 청년비례 사퇴를 권고한 전국운영위원회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2012.5.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통합진보당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가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거부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김 당선자는 기자회견에서 “문제투성이 진상조사보고서를 근거로 청년비례 사퇴를 권고한 전국운영위원회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2012.5.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비례대표 경선부정 파문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김재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3번)는 16일 "진실과 원칙에 기초하지 않은 정치 논리 앞에 굴복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다시 한 번 사퇴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김 당선자는 이날 유시민 전 공동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편지에서 그는 그간의 심정을 털어 놓으며 이같은 상황을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유 전 대표가 결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 당선자는 편지에 "<100분 토론>에 출연해 청년비례대표 경선 조작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유 전 대표가 '이제 김재연 동지는 공직자다. 우리 당 비례 3번이면 이미 당선된 것이나 다름없다. 일부 의혹을 제기하는 얘기들이 있더라도 이제 김재연 동지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공직자답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말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br>아울러 "국민적 신망을 한 몸에 받고 계신 당 대표님의 이 말이 내게는 보증수표처럼 여겨져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라는 심정을 밝혔다.

유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버티기로 비춰지는 김 당선자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파장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는 이어 "4월말 쯤 당 비례대표선거 진상조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공방이 오갔던 1번 윤금순 당선인이 사퇴하더라도 문제를 제기했던 9번 오옥만 후보가 비례대표를 승계하지 못하므로 3번까지 사퇴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그래서 청년비례선출 진상조사결과를 전체 비례대표 진상조사결과와 함께 발표하는 것이라는 얘기였지만 믿지 않았다"며 "청년비례대표를 사퇴시킬만한 온라인 투표 조작의혹이 밝혀진 바가 없기도 했지만 상식적으로 우리 당에서 이런 무시무시한 정치적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어 믿지 않았다"고 썼다.

부정의혹이 먼저 불거져 진상조사에 착수했던 청년비례대표를 당 비례대표 진상조사결과와 함께 발표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다.

김 당선자는 "전국운영위원회의 결정사항인 '순위경쟁명부 전원사퇴'에 순위경쟁명부가 아닌 청년비례대표는 왜 포함되는 것인지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았고 당의 책임 있는 그 누구도 수만 명의 청년선거인단에게 최소한의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 대해서는 "나와 나의 지지자들이 부정을 저지른 것마냥 여론이 들끓었고 사퇴하지 않으면 금배지에 환장한 쓰레기로 매도되는 분위기였다"며 "사퇴하겠다는 한마디면 모든 것이 정리되고 명예롭게 차세대 정치주자로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숱하게 들었다"라고 했다.

편지에는 사퇴 거부 입장을 밝힌 기자회견 다음날 치러진 대표단-당선자 간담회에서 "진보정치의 미래인 청년을 아끼는 우리 당의 진심을 유 대표님을 통해 확인했다고 믿어왔는데 이러한 청년들의 믿음을 납득할 수 없는 정치 논리로 짓밟은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해명하실 것이냐"는 김 당선자의 질문에 유 전 대표가 "미안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김 당선자는 "진실에 기초하지 않은 정치적 상황 속에 청년정치의 꿈과 기대가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치판이란 결국 이런 건가라는 현실인식이 무섭게 다가왔다"며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는 것이겠지요"라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나의 선택과 행동이 진보정당운동의 역사를 지키고, 그것을 만들어왔던 당원동지들을 지키는 것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걸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며 유 대표님과 다시 동지로 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며 "청년들의 꿈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일련의 상황들이 당장 종결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k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