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비대위' 순항할까…불참 당권파 '당원비대위' 로 맞서기로 해 분열 가속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인사 4명으로 구성된 1차 비대위원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우 당 노동위원장, 권태홍 전 국민참여당 사무총장,강 위원장,민병렬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이정미 전 선대위 대변인.2012.5.16/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강기갑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혁신비상대책위원회 1차 인선이 16일 발표되고 비대위가 공식 활동에 나서면서 통합진보당이 부정경선 파문을 수습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권파가 '강기갑 비대위'를 인정하지 않고 당권파 중심의 '당원비대위'를 출범하기로 하면서 혼란이 오히려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비대위 체제를 둘러싸고 '한지붕 두가족'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내 인사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원 4명(민병렬 권태홍 이정미 이홍우)의 인선을 발표했다. 민노총 등 외부인사 3명도 조속한 시일 내에 영입을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강 위원장은 비대위 첫 일정으로 통합진보당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힌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을 방문, 지지 철회의 뜻을 거두고 당 수습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하며 본격적인 당 쇄신을 시작했다.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 권고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짓겠다고 했다.

비대위가 야심차게 활동을 시작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비대위가 당 화합을 온전이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비대위는 당권파측 이상규 당선자(서울 관악을)에 대한 비대위 참석 제안을 했지만, 당권파측은 비대위 구성 비율과 활동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구민주노동당계와 국민참여계, 새진보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계 등 각 계파별로 균등한 분배가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당권파 몫이 1자리에 불과해 사실상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게 당권파측 주장이다.

또 강 위원장이 여전히 당권파의 요구인 경쟁명부 비례대표 후보자 총사퇴 권고안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한 엄정 처벌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어 당권파로서는 불만이 계속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당권파측은 물밑 협상을 통해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의원직 유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비당권파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규 당선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강 위원장을 만나 논의했지만 결국 화합형 비대위를 거부해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며 "비당권파 위주로 진행되는 비대위가 다 바뀌지 않는 한 (참여) 가능성이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당선자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자 간담회가 취소되자 의정지원단 밖으로 나와 의사당 건물을 나서고 있다. 한편 전날 당 중앙위원회는 온라인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총사퇴를 의결했으며, 강기갑 의원을 혁신비대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구성안을 가결했다. 2012.5.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당권파측에서는 강 위원장이 비당권파측 주장에 휘둘리면서 당권파에 대한 압박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규 당선자는 "집행위원장이 원래 비당권파에 속하지 않는 중립적 인사였는데 갑자기 (비당권파측 인사로) 바뀌었고, 강 위원장이 처음 제안과 달리 '중앙위 결정을 인정하지 않으면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비당권파 위주로 비대위가 진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같은 불만 속에 당권파측에서는 '당원을 중심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강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혁신비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당원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당권파측 관계자는 "(비당권파측) 상층 명망가와 소수 집단 몇몇이 당을 쥐락펴락 하는 것은 당의 근본을 흔들려는 것"이라며 "이들에 맞서 분당과 집단 탈당에 맞서 온 당원들이 중심이 돼 당원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대위측 관계자는 "정통성 없는 당원비대위는 당권파를 자멸의 길로 몰아갈 것"이라며 "당 분열을 촉진시키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강기갑 비대위'가 시작부터 암초를 만나면서, 사태 수습과 당내 화합을 추진하기는 커녕 오히려 당내 대립이 심화되면서 끝내 분당 사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다시 나오고 있다.

chind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