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불패' 공식 3번째 깨졌다…도덕성 등 사전검증 강화 필요성 대두

강선우·용혜인 이어 김승원까지 낙마…동료 의원이라고 봐주지 않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9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사퇴하면서 이른바 '현역 의원 불패' 공식에 균열이 생겼다. 국회에서는 현역 의원이라면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는 공식이 있었지만, 벌써 이번 정부 들어 낙마한 의원들이 3명이나 나오면서 후보자 사전검증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김 의원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스스로 내려놨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민주당 주도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까지 되며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었지만, 임명을 받진 못했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00년 이후 현역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경우 부족한 점이나 일부 문제점이 발견된다고 해도 무난히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선거 과정에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됐고, 동료 의원이란 점 등을 이유로 '현미경 검증'이나 '거센 공세'를 펼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들어 '현역 불패'는 없는 말이 됐다. 지난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도입 25년 만에 처음 현역 의원으로 낙마한 이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 의원까지 모두 장관이 되지 못했다.

정치권에선 이처럼 현역 불패 공식이 깨진 이유에 대해 후보자의 개인적 문제와 더불어 달라진 정치 구조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좌진과의 관계, 개인 및 가족 관련 문제와 의혹 등 장관에 적합하지 않은 점들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과거와 달리 현재는 여야가 앞뒤 가리지 않고 싸우고 있는 정치적 상황이 공식을 깼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개인적인 결함도 현역 의원 낙마의 원인이 됐지만, 무엇보다 과거엔 앞에선 싸워도 뒤에선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은 같은 당 의원끼리도 싸우지 않나"라며 "현역 불패라는 전통은 이제 없어졌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는 "국회 내에서 타협과 조정을 통하는 게 정치인데, 언젠가부터 정치의 개념이 바뀌었다"며 "안 좋게 말하면 짬짜미가 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젠 그런 기능이 소멸하면서 청문회에서도 죽기 살기로 하고, 동료 의원이고 뭐고 없는 것"이라고 했다.

현역 의원 낙마 사례가 이어지면서 장관 지명을 꺼리는 의원들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사 등 드러내기 싫은 속사정까지 검증대에 오르고, 그러다 보면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며 "만약 낙마까지 할 경우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청와대와 여당에서 국민의 시선에 맞는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게 철저한 사전검증 시스템이 도입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서류 중심 검증이 아니라 의원 및 보좌진 평가 등 도덕적 검증에 힘쓰고, 이외 결함도 부족함 없이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현역 의원 불패 공식이 깨진 게 앞으로의 정치권 자정 작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이 더 높이 가기 위해선 보좌진들한테 갑질하지 않고, 성 인지 감수성과 인권을 더 중시하는 등 똑바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제대로 된 사전검증이 도입된다면 인사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