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체급 키운 한동훈…넘어야 할 산 복당보다 장외서 몸집 키우나
청문 정국서 몸값 올린 韓, 추석 선물 '구포국수' 돌리며 국힘에 구애
장동혁 체제서 복당 '산 넘어 산'…대여 공조 넓히며 독자 세력화할 듯
-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 정국에서 존재감을 각인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정치적 체급이 한층 커진 데다, 한 의원도 복당을 염두에 두고 친정인 국민의힘과 접점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다만 현재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조기 복당은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당 밖에서 대여 투쟁력을 보여주며 독자적인 정치 여력을 키워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은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을 선제적으로 제기하며 이번 인사 청문 정국에서 대여 공세 전면에 섰다.
김 후보자는 전날(19일) 결국 자진 사퇴했고, 한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이 오빠 독약 로비를 '볼수록 잘한 인사'라며 총력으로 결사 옹호했지만, 국민이 이겼다"며 김 후보자를 둘러싼 추가 의혹의 수사를 촉구했다.
김 후보자 낙마와 맞물려 청문 정국에서 '대여 공격수'로 나선 한 의원의 정치적 체급도 한층 커진 모습이다. 한 의원은 신약 임상 청탁 의혹 관련 녹취록을 꺼내 들며 처음 불을 붙였고, 이후 김 후보자 측이 의혹을 반박할 때마다 추가 자료를 공개하며 재반박하는 등 무소속 단신으로 대여 공세를 주도했다.
인사청문회 당일에도 페이스북에 잇따라 김 후보자를 겨냥하는 글을 올리고,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는 등 사실상 '장외 검증전'을 펼쳤다.
당 지도부와 한 의원이 대여 공세 주도권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한 의원이 '저격수'로 나서며 김 후보자의 낙마에 기여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SBS 인터뷰에서 한 의원의 검증 활동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한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이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시사인 의뢰로 지난 6~8일 실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전화 면접조사)에서 한 의원은 '현재 활동하는 여야 정치인 중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에 올랐다.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1위를 지키던 이재명 대통령을 처음으로 밀어낸 것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의원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며 접점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추석을 앞두고 장동혁 대표와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게 지역구 명물인 구포국수 선물 세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선물과 함께 동봉한 손편지에서 "의원님, 한동훈입니다. 부산 북구를 대표하는 '구포국수'를 보내드린다"며 "(구포국수는) 가장 어렵고 힘들 때 국민들의 삶을 지켜준 음식이었다. 국민의 삶을 지키고 더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도록 의원님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적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이 조기 복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이 커진 것과 복당은 별개의 문제라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오히려 당내 일각에서는 한 의원이 이른바 '캐비닛' 정치 공세를 펼치는 과정에서 검사 출신인 한 의원에 대한 기존의 거부감을 재확인했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무엇보다 한 의원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제명이 이뤄진 만큼,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복당 논의가 본격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장 대표는 여러 차례 한 의원 복당 문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당 지도부는 지난달 한 의원의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압수수색에 협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 의원도 당장 복당론을 띄우기보다는, 무소속 신분으로서 당 밖에서 정치적 공간을 키워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은 넓히되, 자신의 정치적 자산인 팬덤을 등에 업고 장외 세력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이전에도 법안 공조 등 간접적으로는 협력 해왔지만 이번 김승원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국민의힘과의 관계가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며 "앞으로도 여러 가지 이슈들이 나올 텐데 이제는 그런 교류 협력의 양과 질이 더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한 의원이 이번 김승원 후보자 공격 과정에서 확보한 제보 자료의 출처를 둘러싼 논란은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 과정에서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의 유출 경위를 문제 삼으며 이를 '한동훈 게이트'로 규정하고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장 여권의 이 같은 공세에 동조하지는 않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지도부 관계자는 "당원 게시판 사건이 아직 수사 중인데, 이번 수사자료 유출이 또 다른 사법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며 "공무상 비밀누설죄라면 가벼운 일이 아니고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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