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체급 키운 한동훈…넘어야 할 산 복당보다 장외서 몸집 키우나

청문 정국서 몸값 올린 韓, 추석 선물 '구포국수' 돌리며 국힘에 구애
장동혁 체제서 복당 '산 넘어 산'…대여 공조 넓히며 독자 세력화할 듯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9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 정국에서 존재감을 각인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정치적 체급이 한층 커진 데다, 한 의원도 복당을 염두에 두고 친정인 국민의힘과 접점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다만 현재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조기 복당은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당 밖에서 대여 투쟁력을 보여주며 독자적인 정치 여력을 키워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은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을 선제적으로 제기하며 이번 인사 청문 정국에서 대여 공세 전면에 섰다.

김 후보자는 전날(19일) 결국 자진 사퇴했고, 한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이 오빠 독약 로비를 '볼수록 잘한 인사'라며 총력으로 결사 옹호했지만, 국민이 이겼다"며 김 후보자를 둘러싼 추가 의혹의 수사를 촉구했다.

김 후보자 낙마와 맞물려 청문 정국에서 '대여 공격수'로 나선 한 의원의 정치적 체급도 한층 커진 모습이다. 한 의원은 신약 임상 청탁 의혹 관련 녹취록을 꺼내 들며 처음 불을 붙였고, 이후 김 후보자 측이 의혹을 반박할 때마다 추가 자료를 공개하며 재반박하는 등 무소속 단신으로 대여 공세를 주도했다.

인사청문회 당일에도 페이스북에 잇따라 김 후보자를 겨냥하는 글을 올리고,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는 등 사실상 '장외 검증전'을 펼쳤다.

당 지도부와 한 의원이 대여 공세 주도권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한 의원이 '저격수'로 나서며 김 후보자의 낙마에 기여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SBS 인터뷰에서 한 의원의 검증 활동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한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이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시사인 의뢰로 지난 6~8일 실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전화 면접조사)에서 한 의원은 '현재 활동하는 여야 정치인 중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에 올랐다.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1위를 지키던 이재명 대통령을 처음으로 밀어낸 것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의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과 관련한 제넨셀·세종메디칼 주가조작 피해자들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11 ⓒ 뉴스1 황기선 기자
◇'구포국수' 돌리며 국힘에 손 내민 韓…그래도 복당은 '산 넘어 산'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의원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며 접점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추석을 앞두고 장동혁 대표와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게 지역구 명물인 구포국수 선물 세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선물과 함께 동봉한 손편지에서 "의원님, 한동훈입니다. 부산 북구를 대표하는 '구포국수'를 보내드린다"며 "(구포국수는) 가장 어렵고 힘들 때 국민들의 삶을 지켜준 음식이었다. 국민의 삶을 지키고 더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도록 의원님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적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이 조기 복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이 커진 것과 복당은 별개의 문제라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오히려 당내 일각에서는 한 의원이 이른바 '캐비닛' 정치 공세를 펼치는 과정에서 검사 출신인 한 의원에 대한 기존의 거부감을 재확인했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무엇보다 한 의원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제명이 이뤄진 만큼,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복당 논의가 본격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장 대표는 여러 차례 한 의원 복당 문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당 지도부는 지난달 한 의원의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압수수색에 협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 의원도 당장 복당론을 띄우기보다는, 무소속 신분으로서 당 밖에서 정치적 공간을 키워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은 넓히되, 자신의 정치적 자산인 팬덤을 등에 업고 장외 세력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이전에도 법안 공조 등 간접적으로는 협력 해왔지만 이번 김승원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국민의힘과의 관계가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며 "앞으로도 여러 가지 이슈들이 나올 텐데 이제는 그런 교류 협력의 양과 질이 더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한 의원이 이번 김승원 후보자 공격 과정에서 확보한 제보 자료의 출처를 둘러싼 논란은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 과정에서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의 유출 경위를 문제 삼으며 이를 '한동훈 게이트'로 규정하고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장 여권의 이 같은 공세에 동조하지는 않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지도부 관계자는 "당원 게시판 사건이 아직 수사 중인데, 이번 수사자료 유출이 또 다른 사법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며 "공무상 비밀누설죄라면 가벼운 일이 아니고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