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에 파는 '아이돌 항공편' 정보…2분이면 살 수 있었다
유명인 항공편 정보 사고파는 불법거래에…정부 현장조사 실시
항공사 직원 넷 중 하나는 접근권한…공용계정·접속기록 누락도 문제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라이즈 뉴욕 항공편이요."
그룹 '라이즈(RIIZE)'의 항공편 정보를 편도 500원, 왕복 1000원에 판매한다는 소셜미디어 게시글. 링크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들어가서 메시지를 남기자 1분 만에 '계좌번호를 남기라'는 답변이 왔다. 1000원을 입금하자 바로 항공편 정보를 받을 수 있었다. 거래에 든 시간은 2분 남짓이다.
최근에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된 롯데자이언츠 소속 야구선수 윤동희의 나고야 항공편 정보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해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항공편 탑승 정보를 판매한 외국항공사 직원이 처벌받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인의 개인정보 불법 거래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합동 조사를 통해 계도에 나섰지만 여전히 항공사 직원 네 명 중 한명은 개인정보 접근이 가능한 구조여서 근본적인 개선책을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3월 정부 부처 합동으로 11개 국내 항공사에 대한 '항공편 예약정보 및 개인정보 유출' 관련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현장 조사에서는 접객부서(콜센터·공항데스크 등) 외에도 비접객부서(인사·재무·마케팅 등)까지 항공편 정보를 볼 수 있는 여객서비스시스템(PSS) 접근 권한이 부여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상시로 예약 정보가 필요하지 않은 비접객부서는 회원 정보 상세조회를 제한하거나 관리부서에 요청해 처리하는 등 권한을 최소한으로 부여하도록 했다.
공용계정을 사용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됐다. 11개 항공사 중 5곳은 1인 1 계정을 부여했지만, 6곳은 부서 차원에서 공용계정을 이용했던 것이 적발돼 시정하기로 했다.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다고 해도 개인정보 취급자별로 계정을 발급해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접속기록 누락에 대한 문제점도 발견됐다. 4개 항공사는 접속기록에 △식별자 △접속일시 △접속지 정보 △처리한 정보주체 정보 △수행업무를 모두 포함했지만 7개 항공사는 일부 항목을 누락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고객정보 유출 등 개인정보보호 관련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다만 조사 이후 정부가 취합한 자료를 살펴보면 예약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직원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월 기준 11개 항공사 임직원 4만 3088명 중 25%(1만 818명)가 개인정보 취급자로 분류됐다. 이중 비접객부서는 5062명이고, 대한항공만 비접객부서(2631명)에 대해 승객리스트 조회가 불가능하도록 조처를 했다.
여기에 항공권 예약 관련 시스템을 제공하는 해외 수탁사와 관련해서도 1만 437명의 개인정보 취급자가 파악됐다. 정부는 해외 수탁사 서버 저장되는 접속 기록을 점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 의원은 "항공사는 대규모 임직원과 협력사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돼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구조인 만큼, 접근권한과 접속기록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개선할 수 있었던 시스템 통제를 왜 지금까지 방치했는지 의문이다.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항공사의 개인정보 관리체계 문제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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